금요칼럼 / ‘행복한 오후’를 위한 노인일자리 사업
금요칼럼 / ‘행복한 오후’를 위한 노인일자리 사업
  •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 승인 2013.02.28 21:31
  • 호수 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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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점.’ 최근 정부가 배포한 ‘노후준비 지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필자의 노후준비 정도를 확인한 결과다. 이 정도면 중간 수준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득점은 대인관계, 건강, 재무, 여가에서 고른 점수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분류한 이유는 네 요소가 ‘활기찬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관계, 건강한 생활습관, 소득과 자산, 여가활동 등은 노후를 즐기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현재 어르신 세대는 나라발전과 가족부양에 전념하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는 미흡하다.
‘노후준비 부족’은 우리 사회에 슬픈 자화상을 빚어내고 있다. 노인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노인빈곤율 역시 가장 높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 중 72.2%가 노후경제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상당수가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평생을 국가와 자녀를 위해 헌신한 현재 어르신 세대는 ‘노인의 4고(苦, 건강·빈곤·역할상실·고독)’에 노출돼있다. 이를 해결하고 어르신들께 ‘행복한 노후’를 찾아드리기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미 여러 연구결과들이 노인일자리의 효과를 증명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경우 가구빈곤율이 14.7% 낮아졌다. 참여 어르신의 60%가 자아효능감, 우울, 삶의 만족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비동거 자녀, 친척, 친구 등과의 접촉빈도 증가로 사회관계 역시 강화됐다. 의료비 지출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른 일자리정책과 큰 차이가 있다. 노인일자리는 단순히 일자리로서의 기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참여 어르신들의 건강, 사회참여 증진 및 사회관계 개선, 생산적 여가시간 활용 등 전반적인 노후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현대 사회의 여러 노인문제들을 ‘복합 처방’할 수 있는 이유다. 고령화 시대 화두가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올해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금까지 어르신들 욕구에 맞춘 일자리를 위한 ‘질적 고민’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단계들을 차근히 밟아 나아가야 한다.
다행히 새 정부에서 2013년 현재 23만개에서 2017년까지 연간 5만개를 신규로 창출하는 등 노인일자리를 대폭 늘리며 참여수당과 연간 참여기간도 확대해 일자리의 질적 수준도 발전시킬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상생 일자리’를 보급해야 한다. 기업과 함께 하고 세대 간 상생하는 일자리.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시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일자리.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요구된다.
“오늘부터 내 인생의 오후가 시작된다.”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한 린드버그의 아내 앤 모로 린드버그는 50번째 생일을 맞아 이렇게 읊조렸다고 한다. 우리 어르신 세대의 ‘인생 오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행복한 오후’여야 하지 않겠는가. 어르신 수요에 맞춘 ‘적합 일자리’와 ‘상생 일자리’ 제공으로 어르신들의 인생 오후가 ‘행복한 오후’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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