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금물, 차라리 동업자를 찾아라”
“대출은 금물, 차라리 동업자를 찾아라”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4.05 11:13
  • 호수 3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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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묵 대표 ‘실패를 피해가는 12가지 창업공식’ 제시

▲ 창업경영신문 오병묵 대표가 ‘창업아이템 설명회’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시 실패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 전국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한데 모여 본사에 폐점을 애원했다. 이들은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이 참여연대 등과 함께 개최한‘편의점 점주의 피해자 증언 및 가맹사업법 개정 필요성’토론회에서 본사의 횡포를 증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간 영업거리를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만든 지 석달 만이다. 그런가 하면 출범 2년만에 스타벅스를 제치고 400호점을 돌파, 하루에 한 개 꼴로 가맹점을 내다시피 한 카페베네가 지난해 상반기 첫 적자를 내면서, 초고속 성장 뒤에 무리한 확장을 숨겨 오다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매해 6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로 실업률 해소와 내수 활성화를 가져오던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업계의 우려가 분분하다. 그러나 은퇴한 베이비부머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매해 1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프랜차이즈가 급격히 후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중소기업청 지정 창업지원컨설팅기관 창업경영신문 오병묵 대표는“3월 현재 공정위 등록 브랜드 수가 3500개”라며“창업 전과 후에 지켜야 할 것들만 반드시 지킨다면 실패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창업박람회 관람 최소 하루 투자로 많은 아이템 접해야

계약기간 5년을 채우지 않고 폐업하면 위약금 6000만원, 교통사고로 입원해도 24시간 강제노동, 물건 남아도 반품은 안 돼…. 편의점 2만5000개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2006년말 1만개도 안 되던 편의점 수는 2011년 2만1000개를 넘었다. 공정위 집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편의점 본사 CU는 초창기 290억원이었던 순이익이 5년만에 774억원으로 뛰었고 GS25도 두 배, 세븐일레븐 본사는 무려 50배로 늘었다. 미니스톱도 5배 가량 순이익이 늘었다. 반면 가맹점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CU의 점포당 매출액은 2008년보다 4000만원이 줄었고 GS25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의 점포당 매출액도 4000만~5000만원의 매출액 감소를 보였다.

▲위약금 무서워 폐점도 못 해
편의점 본사들이 무차별적인 점포망 확장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린 반면, 편의점주들은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과도한 위약금이 무서워 폐점도 못 한 채 불공정 거래 계약에 끌려다니고 있다. 지난 4월 2일 국회 가맹사업법 개정 토론회에 모인 편의점 점주들은 대기업인 본사 측 횡포와 노예계약을 증언하며 “500만원 최저보장으로 유혹하지만 임대료, 인건비 등을 빼면 빚만 남는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주들의 증언은 지난 1월 개점 1년 반만에 대출로 적자영업을 메워가던 30대 점주의 죽음과도 맞닿아 있다. 거제도 조선소 앞에 편의점을 낸 임 모씨는 그날그날 현금매출을 본사로 보내는 일매출 송금제를 지키기 위해 사채를 쓰다가 재고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본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카페베네 무리한 확장 끝 한계
출범 2년만에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석권한 카페베네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가맹점 수 400개에서 2011년 701개로 공격적인 점포 확장을 하던 카페베네는 2013년 3월 현재 가맹점 수 850곳으로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가맹점 개설에 그쳤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첫 적자를 낸 카페베네는 개설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비와 기자재 납품으로 수익의 절반을 충당하는 구조로, 상권을 겹쳐 무리한 확장을 계속하다 한계에 이르렀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카페베네의 성장 한계설은 지난 4월 1일 김선권 대표가 2015년까지 전세계 3000개 매장을 개설한다는 해외 시장 진출방안을 밝히면서 사실화된 모습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제2의 직업으로 자영업,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같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적신호’는 새로운 노인문제와 실업문제를 야기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창업공식만 잘 지키면 실패 없어
그러나 아직 은퇴세대에게 프랜차이즈 창업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창업경영신문 오병묵 대표는 최근 열린 ‘창업아이템설명회’에서 ‘실패를 피해가는 12가지 창업공식’을 소개했다. 창업준비시 창업자금을 빌리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지적을 포함해서다. 그가 밝힌 창업공식에 따르면 먼저 창업아이템을 선택할 때 가능하면 많은 브랜드를 접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령 창업박람회에 갔다면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 여러 부스를 돌며 충분한 상담을 하라는 것이다. 오 대표는 “창업에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변수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어떤 아이템도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많은 브랜드를 접하다 보면 그 중 내 취향과 적성에 잘 맞는 아이템을 고를 수 있는 여지도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아이템을 선정했으면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야 한다. 그들을 통한 간접경험이 실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사업계획서 작성도 필수항목이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이 사업이 되겠다’ 또는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곧 사업타당성 분석의 방법이 된다는 얘기다.
막상 창업을 시작할 때 누구나 두려움이 앞서게 마련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이라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보공개 제도를 활용해 우수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오 대표가 꼽는 실패를 줄이는 방법.
 

▲경영능력 없이 독립창업은 위험
오 대표는 독립창업에 대해 “상당한 경영능력이 있거나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지 않은 창업방식”이라며 창업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 마케팅을 잘 하려면 고객과 시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고객과 시장이 여기에 반응하지 않으면 사업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나 마케팅 조사라는 과학적 수준의 접근법은 자영업자에겐 멀다. 오 대표는 단지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들의 특성과 공통점을 알고 창업자가 주로 공략하고자 하는 목표고객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만 해도 성공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고객관리에는 종업원이 근접해 있다. 창업자는 임직원 모두가 CEO 마인드를 갖기를 바라지만 직원들이 CEO 마인드를 갖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한다.
요즘 사회 각계에서 말하는 소통은 창업자에게도 중요하다. 고객과의 소통이 그렇다. 오 대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고객과의 소통 채널을 잘 만들어 두지만 형식적인 운영에 그칠 뿐 고객의 불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본부와 등지면 망하는 지름길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부를 120% 활용할 것을 권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이 100개라고 한다면 그들은 최소한 동일한 사업아이템으로 100번의 점포개설 경험이 있다. 한 가맹점이 매출부진으로 애를 먹고 있다면 그 어려움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문제진단과 문제해결방안 또한 내놓을 수 있다.
모든 점포의 매출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하나의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가맹점의 목표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신뢰와 상생을 위한 호의적 환경구축은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가맹본부와 등 돌리면 망한다”는 말로 일축했다. 그는 “창업공식을 잘 지키고, 사람이 정기검진을 받듯 사소한 경영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습관을 들인다면 중대한 경영문제가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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