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산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
눈 내린 산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
  • 박영선
  • 승인 2007.01.1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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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금강산 건봉사’

무지개 모양 돌다리 ‘능파교’ 주위 풍경 잘 어울려
해당화 만발한 화진포엔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건봉사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에 위치한 해발 910m 건봉산에 위치해 ‘금강산 건봉사’로 불린다. 인적이 뜸해 한적한 고찰이지만 여름이면 숲이 무성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 이렇듯 봄·가을의 풍경도 좋지만 눈 내린 산사의 겨울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건봉사는 간성 대대삼거리에서 9.4km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 겨울 눈이 내리면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가는 길은 조금 험난하지만, 눈 내리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즈넉한 건봉사를 마주하면 그 수고로움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야트막한 기와담으로 둘러진 부도와 탑이 보이면 건봉사 초입에 도착한 것이다. 원래 건봉사에는 200개가 넘는 부도와 탑비가 흩어져 있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많이 분실되었고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건봉사 초입에 부도전을 조성했다.

 

부도전을 지나면 절 입구에 건봉사임을 알리는 ‘불이문’(不二門)이 보인다. 1920년에 세워진 불이문은 6·25전쟁 때 불타지 않은 유일한 것으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기도 하다. 해강 김규진 선생이 글씨를 쓴 불이문은 4개의 돌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는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다.

 

불이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솟대 모양의 돌기둥을 만나게 되는데 높이가 3m 규모로 꽤 크며 돌로 만들어졌지만 꼭대기에 오리가 앉자 있어 솟대임을 알 수 있다. 돌기둥이 서 있는 곳은 널찍한 공터로 되어있는데, 과거 건봉사의 번창했던 규모를 짐작케 한다.

 

옛 절터와 지금의 대웅전 사이 폭이 좁은 계곡 사이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가 놓여 있다. ‘능파교’라 이름붙인 이 돌다리는 건봉사의 수많은 건물터 중에서도 형상이 제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주위풍경과 잘 어울려 아름답다.

 

또 건봉사 전신 사리탑이 있는 적멸보궁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불사리와 치아사리를 약탈해간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되찾아온 후에 조성한 것으로 이곳은 대웅전과 달리 불상이 없다.

 

신라 법흥왕(520년)때 지어진 아주 오래된 사찰로 전국 4대 사찰의 하나였던 건봉사는 설악산의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 등을 말사로 거느렸을 정도로 거대했으며, 승려의 수만도 700여명을 헤아릴 정도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에 의한 승병 봉기처이기도 했던 이곳은 호국사적지로 융성기에는 3183칸의 대가람이었으나 6·25전쟁 때 거의 소실되었으며, 최근 복원사업을 통해 건봉사지와 사찰이 복원됐다.

 

이 지역은 예전에는 민통선 구역이라 출입이 통제됐었으나, 1988년 민통선이 해제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워졌다.

 

주변 명소로는 화진포가 있다. 동해안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화진포는 호수 주변에 해당화가 만발해 꽃 화(花)자를 넣어 화진포라 지었다. 동해안에 형성된 자연 호수 중 최대 규모로 사계절 변화가 뚜렷해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또 호수 주변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과 김일성 별장이 위치해 안보전시관 구실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한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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