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윤성천 씨 (서울 광진구 자양동)
[효행자를 찾아서] 윤성천 씨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관리자
  • 승인 2007.01.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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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노모 모시며 자원봉사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회 보장시스템이 확충되고 있으나,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효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효행문화를 강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생활문화에 맞는 효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본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바뀌어가는 전국의 효자,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전원에서 맑은 공기 마시면서 적당히 운동하며 지내는 말년은 이상적이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전원생활이 그림의 떡같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실버타운이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시끄럽고 공기가 나빠도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사람들 속에 섞여 사는 것이 노인들한테는 백 번 낫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거주하는 윤성천씨는 88세의 노모를 그런 정신으로 극진히 모시고 살고 있다. 노인들이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아파트에 살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아파트 경로당에 매일 모시고 다니고 있다.

 

어머니가 70세 무렵부터 관절염을 앓고 중풍기가 있어 재활치료를 해야 했는데 그는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음에도 지금까지도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이런 효성이 경로당 회원들과 이웃 주민들의 눈에 띄어 작년 노인의 날에는 현죽재단과 대한노인회가 함께 시상한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상을 받은 데 대해서 윤씨는 수줍어했다.

“정말로 저는 아닙니다.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어머니가 어린애를 안아주고, 손잡고 길을 건너고 놀이방에 보내는 것은 아무도 잘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엄마여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효성이 지극한 윤씨만이 과분해 하며 할 수 있는 얘기다.

“연로하셔서 이제 스스로 못 움직이시니 자식인 제가 모셔야지요. 엄마가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모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윤씨는 7세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희생적인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여 고등교육을 받고 이제는 반듯하게 가정을 이루고 사는 우리시대의 중년이다. 이 세대를 흔히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라고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시부모로 인해 부부간의 갈등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윤씨는 어떤지 물어보았다.

“집사람한테 참 고맙지요. 고맙게도 집사람이 어머니를 잘 모셔드리고 어른을 모시는 생각이 저와 같아서 이제까지 잘해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 세상에 부인의 내조 없이 효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씨의 경우는 그 점에서 누구보다 행복한 케이스. 그래서 그런지 윤씨의 효심은 90세를 앞둔 어머니 한 사람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

 

고령의 어머니가 경로당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하루하루 즐겁게 사람답게 소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경로당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가 자원봉사를 하고, 매월 1차례씩 노인회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도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효성이 바탕이 되어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도 윤성천씨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 벌써 5년째 매해 연말이면 어렵고 외로운 불우한 노인들을 위해 양로원을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하며 구호품을 전달하고, 자신이 거주하는 광진구 관내 불우 청소년을 위해서도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 윤씨의 효심이 사회적인 기회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박병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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