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박인비 세계 정상에 우뚝 서다
[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박인비 세계 정상에 우뚝 서다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7.04 19:10
  • 호수 3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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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를 보고서 골프와 인연을 맺은 박인비가 세계 여자골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박인비(25)는 지난 7월 1일 제68회 US여자오픈 정상에 서면서 메이저대회를 3회 연속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50년 미국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메이저대회 3연승 기록을 세운 뒤 63년만이다.
박인비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쳤다. 4언더파 264타를 쳐 2위에 오른 김인경을 4타차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엘피지에이 챔피언십에 이어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대회 3개를 연속 독식했다.
이렇듯 세계 골프역사를 63년만에 새로 쓰고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선 박인비의 꿈은 수의사였다.
그러던 그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박세리를 보고서였다. 1998년 당시 10살이던 박인비는 당대의 골프황제 박세리가 ‘맨발 투혼’을 펼치며 한국 선수 최초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장면을 본 게 골프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 인연 때문이었는지 프로 데뷔 2년만인 2008년에 박세리가 우승했던 US여자오픈에서 승리를 거뒀다. 스무 살의 나이에 박세리의 종전 기록을 10개월 가까이 앞당기며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것이다.
골프 전문가에 따르면 박인비의 최대 경쟁력은 퍼팅에 있다.
현재 박인비의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는 28.43개로 LPGA 2위, 그린 적중시 홀당 퍼팅 수는 1.702개로 단연 1위다. 이는 그린을 놓쳤을 때보다 버디 기회를 잡았을 때 정교한 퍼팅력이 진가를 발휘한다는 의미로 외신이 그에게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붙인 이유다. ‘우상’ 박세리까지 되레 퍼팅 비결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전문 온라인 매체 ‘더 스포츠 익스체인지’는 박인비의 차분한 퍼팅력이 정신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LPGA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과 박세리의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5승· 2001, 2002년)을 뛰어넘는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18번홀로 걸어가면서 잠깐 미소를 보였을 뿐’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던 박인비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미국 유명 티칭 프로인 수지 웨일리도 “박인비 퍼팅 스트로크의 강점은 긴장감 하나 없는 팔과 어깨”라고 말했을 정도다.
골프라는 섬세하고 예민한 스포츠에서 박인비가 높은 기량을 낼 수 있는 건 바로 이 정신력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오는 8월 1일 스코틀랜드 세인드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한 해 메이저대회 4개 우승의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평생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의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한번에 달성하게 된다.
1998년 21살 박세리는 물 속 맨발샷으로 US여자오픈 정상에 서 당시 IMF 터널 속에 갇혀 암담했던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오는 8월 박인비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거머쥐어 불경기에 음울한 국민들을 다시 환호케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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