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노인들만 모여사는 공동체사회 건설키로
(21) 노인들만 모여사는 공동체사회 건설키로
  • 박재간
  • 승인 2013.07.04 20:23
  • 호수 3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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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간 선생의 한국노인복지 반세기

양로시설보다 자유로운 노인촌락에 끌려
유럽 미국 등 전시회서 노인생활용품 관람


필자가 노인 생활용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2년 2월 우리나라 양로시설 운영자 등 25명을 인솔하고 23일간에 걸쳐 유럽과 미국 등 7개국의 노인입소시설을 시찰하고 귀국한 이후부터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신체적인 핸디캡이 있는 노인들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주택 및 생활용품은 거의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노인주택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고, 보청기 또는 노안용 보행기구와 같은 간단한 생활용품도 보급돼 있지 못했다. 그런데 유럽, 미국 등 선진각국에서는 이미 노인 대상의 전동휠체어와 승용차, 각종 기능회복훈련용구, 노인용 기저귀, 욕조 등 신체 장애가 있는 노인이 이용하는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개발되고 있음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노인생활용품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인지, 당시 일본유료양로시설협회 가토다이쥰(加藤泰純) 회장의 소개로 일본사회복지협의회가 1983년 10월 10일부터 5일간에 걸쳐 동경에서 개최한 전국복지기기전람회를 참관했다. 전람회의 규모가 예상외로 커서 놀랐다. 연면적 1500평 내외의 넓은 장소에 노인 및 장애인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전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85년 7월 노인복지시설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호주요양시설협회(Nursing Homes of Australia)의 크래독(Terry Craddock) 회장의 안내로 때마침 시드니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노인주거 및 샐활용품전시회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이 전시회는 노인주택 및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각자 자기네 시설의 장점을 소개하며 노인들에게 입주를 권유하는 성격을 띤 전시회였다. 크래독 회장은 매년 1회씩 이 광장에서 전시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데 노인들은 이 전시회에서 자기들이 입주할 시설을 선택한다고 했다.
필자는 1991년 7월 10일부터 1주일간 미국 내스빌(Nashville)의 컨벤션센터(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노인생활용품산업전을 참관했다. 이 산업전은 미국헬스케어협회(American Health Care Association)와 노인생활용품산업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Senior Living Industries)의 공동주최로 2년에 한 번씩 열렸다.
필자가 이 전시회에 참관하게 된 것은 비버리 엔터프라이즈(Beverly Enterprise Inc.)의 다비드 뱅크(David Bank) 회장으로부터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뉴욕에 체류 중이던 이인수 교수도 필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 산업전에 합류했다. 이 산업전은 규모면에서나 출품 종류의 방대함에서나 필자를 놀라게 했다. 우리 일행이 전시장을 돌아보는데 꼬박 2일이 소요될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주최 측 설명에 의하면 이 전시회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1200개사 이상의 노인용품생산업체가 자사 제품을 출품하고 있다. 이렇게 편리한 생활용품을 사용하며 노후생활을 즐기고 있는 미국 노인들이 부럽기만 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도 노인들끼리만 모여서 하나의 촌락을 이루고 상부상조하면서 생활하는 공동체사회를 건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대안으로 유료양로시설 같은 곳을 택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소정의 규율을 준수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거기에 비하면 노인촌락에서의 생활은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에 한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촌락 공동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생활하기에는 이상적인 거주형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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