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꼬리뼈 부러진 채 승객 업고 뛴 아시아나 승무원
[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꼬리뼈 부러진 채 승객 업고 뛴 아시아나 승무원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7.12 10:30
  • 호수 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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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폭발할 수 있는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서 끝까지 남아 탑승자 전원을 대피시킨 승무원들의 일화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7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8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여객기에는 한국인 77명을 비롯해 중국, 미국, 일본인 등 291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항공기가 방파제 턱에 부딪쳐 첫 충돌이 있었고 그로 인해 화재가 나 비행기 일부분이 소실됐다. 부상한 탑승객은 180여명, 꼬리 부분에 탑승했던 중국인 여학생 2명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후송된 한국인 부상자 대부분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10명 가운데에서도 생명이 위독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사고에는 ‘마의 11분’이 관여하고 있다. 비행기는 속도와 고도로 이루어지는데 착륙하는 8분, 이륙하는 3분의 상황은 속도도 낮고 고도도 낮은 상태가 된다. 그 사이에는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고에 비해 사상자가 적었던 이유는 우선 항공기의 튼튼한 설계 덕이라는 말이 있다. 2006년에 만들어진 이 항공기는 구조가 매우 단단하다고 한다. 연일 공중파를 통해 보도된 영상에서도 비상 슬라이드가 빠르게 펼쳐졌고 불이 붙기 전에 승객들이 짐을 들고 탈출하는 장면이 나온다. 승객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빨리 탈출해 화재로 인한 2차 피해가 줄었다.

▲ 이윤혜 사무장(왼쪽), 김지연 승무원.

여기에 승무원들의 사명감이 더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을 감동시켰다. 사고 당시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무원은 모두 12명. 이 가운데 7명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실신했지만 나머지 5명이 끝까지 남아 승객들을 모두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불리는 항공기는 한번 사고가 났다하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다는 두려운 통계를 갖고 있다. 폭발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현장을 지켰던 이들은 이윤혜(40), 김지연(30), 이진희(32), 한우리(29), 유태식(42) 승무원.
이들은 300명의 승객들을 탈출시킨 뒤 7명의 승무원을 외부로 이동시키고 맨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나왔다.
최선임 승무원 이윤혜씨는 눈물을 흘리며 항공기 내부 통로로 부상당한 승객들을 업어 옮겼다. 이씨는 꼬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끝까지 남은 승객들이 있는지 현장을 재확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한 영웅’이라는 외신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지연 선임승무원은 다리를 심하게 다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들쳐 업고 무려 500m 이상을 뛰어 대피시켰다.
사고 피해를 줄인 데에는 승객들의 협조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규환의 상황에서도 착륙 직후 부상자들을 먼저 탈출시키는 등 승객과 승무원이 혼연일체가 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승객들의 협조로 승무원들이 평소 훈련받은 대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승무원들의 사명감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승무원들이 먼저 살고자 탈출했다면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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