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이종섭 옹(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효행자를 찾아서] 이종섭 옹(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 관리자
  • 승인 2007.02.0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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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나이로 103세 노모 지극정성 봉양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회 보장시스템이 확충되고 있으나,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효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효행문화를 강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생활문화에 맞는 효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본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바뀌어가는 전국의 효자,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사람은 몸이 불편하거나 늙으면 자신의 몸뚱이 하나 움직이기 싫어지는 것은 물론 모든 것이 귀찮아 자신 외에 타인을 돕는 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나이가 80세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3세의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섬겨온 효자가 있어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종섭 옹(78).


이씨의 어머니 임복용 여사는 103세의 고령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거의 활동을 못하는 정도로 허약한데 5년 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에서 넘어지면서 골반 뼈를 다쳐 등을 벽에 기대고 생활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부인 역시 천성이 약골인데다 노환까지 겹쳐 자신의 몸조차 돌보기 어려워 시부모님의 수발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어서 이종섭씨는 부인과 노모를 함께 보살필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대한 불만표시는 물론 얼굴 한번 찌푸리는 일이 없이 어머니의 화장실 출입 및 배변을 도와드렸다. 또 모친이 좋아하는 선짓국을 만들기 위해 직접 서울 독산동 우시장에 가서 재료를 구입하는 등 효성을 다했다.


뿐만 아니라 홍삼이나 보약 등 몸에 좋다는 것은 전부 구해 어머니가 잡수시게 하며 만수무강을 기원해 주위를 감동시켰다.


그러나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는 것. 이런 아들의 효심에도 불구하고 금년 초 어머니 임 여사는 세상을 하직했다.


이 옹의 집에 조문을 다녀왔던 만안구노인회 임경호 사무국장은 “어찌보면 호상인데 이종섭씨처럼 어머니의 죽음을 그리 슬퍼하는 아들을 본적이 없다”며 “어머니의 대한 깊은 효심과 그리움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이런 지극한 효행이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씨는 작년 10월 31일 현죽재단이 시상하는 ‘현죽효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종섭씨의 이런 품성은 가정이란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역봉사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신이 노령이며, 병환 중인 노모를 모시는 어려움 속에서도 경로당 창립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기여해 회원들로부터 회장 추대를 권유 받았으나 극구 사양하고 평 회원으로 경로당 청소를 하고 제설작업을 하는 등 뒤편에서 봉사활동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해야 가정이 편하고 사회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2005년 10월 창박골 배수지 게이트볼장 개설시 회원 18명을 모집해 오후 1~3시까지 매일 게이트볼 연습을 하면서 체력 증진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어 다른 노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만안구노인회 임 사무국장은 “핵가족으로 인해 효사상이 실종된 오늘날 3대가 같이 살면서 효행을 실천하는 이종섭씨 가정은 진정한 효의 표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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