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많이 할수록 오래 산다
공부 많이 할수록 오래 산다
  • 관리자
  • 승인 2007.02.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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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많이 할수록 장수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1월 4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장수의 비결은 돈이나 스트레스 해소, 가족과 동거, 많은 친구 교제보다는 공부를 하는 것이라는데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랜드연구소의 건강경제학자인 제임스 스미스는 평균적으로 볼 때 미국에서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장수하고, 백인이 흑인보다 장수하며, 다른 나라에서도 역시 전반적으로 보면 인종·지리·교육 심지어 종교에 따라 평균수명에 차이가 나는데, 그 주된 사회적 원인은 놀랍게도 교육이라고 결론지었다.


즉 연구결과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인종이나 소득은 교육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판명되었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또한 사회보장보험이 늘어나는 것은 사람들에게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그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의 연구결과 젊은 사람이 학교에 오래 다닌 만큼 노년기에 들어 장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전국부 부장인 지나 코라타 기자는 노인학 검증 기획물로 쓴 ‘새로운 연령층’이라는 시리즈의 기사 마지막 회에서 미국 전국노인연구소 소장인 리차드 호우더 역시 최근 들어 해가 거듭될수록, 그리고 연구를 하면 할수록 교육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육과 장수의 연관성은 미국에서 이미 1969년 세 사람의 경제학자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논문에서도 제기되었다. 그들은 이 논문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의료비 보다는 교육비에 더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던 아드리아나 리에라스-머니에 의하면 약 100년 전 덴마크, 영국 등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의무교육 연한을 1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래 국민들의 수명이 1년 반 더 길어졌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또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덜 받은 사람보다 흡연을 덜 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져, 교육이야 말로 인간으로 하여금 현재의 쾌락보다는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교육과 수명의 관계가 이처럼 밀접한지는 전문가들이 밝혀 낼 일이지만, 최근 독일에서는 노인대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다.


근년의 언론보도(중앙일보 2005년 5월 18일자)에 의하면, 독일 각 대학에서 공부하는 50대 이상 학생이 1994년부터 10년 사이에 2만4000명에서 4만1000명으로 약 2배가 늘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60~70대고, 70대 이상만 25%라고 한다. 대부분 노인학생들은 전국 52개 대학이 개설한 ‘특별노인과정’ 학생들인데, 이들 중 약 3%는 박사 등 정식 학위과정을 밟는 학생들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베를린의 훔볼트 대학 관계자는 “요즘처럼 많은 노인이 대학에서 공부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인들이 선호하는 과목은 고대역사·철학·미학사 등이며, 주지사를 지낸 에르빈 토이펠은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뮌헨대학에 등록했다는 것이다.


어떤 노인학생은 “양로원이나 노인수용 시설에는 결코 가지 않겠다”면서 “그곳에는 사교의 기회가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노인대학생들이 늘어나자 젊은 대학생들도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있기 때문에 노인들은 정신적인 젊음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정부의 펠리치타스 자게빌 노인평생교육 담당관은 “노인들이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경험을 나누면서 세대간 갈등이 해소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노인교육은 현재 컴퓨터·서예·체조·건강교실 같은 노년기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응을 위한 목적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대체로 단기교육으로 끝난다. 그러나 이제는 노인교육도 평생교육의 하나로 인식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되려면 먼저 당사자인 노인들이 과감하게 대학에 등록해 자기가 평소 배우고 싶었던 공부를 하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에 들어가면 좋을 것이다.

 

독일처럼 노인대학생들이 늘어나게 되면 본인들의 학업 성취와 정신 건강은 말 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는 학문을 중시하는 기풍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대학측에서는 독일처럼 노인과정을 만들고, 정부에서도 노인학생들을 배려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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