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능선따라 펼쳐지는 대설원<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
아기자기한 능선따라 펼쳐지는 대설원<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
  • 박영선
  • 승인 2007.02.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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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 희방사 거쳐 풍기온천서 피로 말끔히

거친 바위가 아닌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 그래서 산행이 힘든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산이 바로 소백산이다. 특히 겨울 산에서 하얀 설원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지만, 힘이 달려 산에 올라갈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여러 등산코스가 있는데 겨울철에 비교적 안전하고 편한 산행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풍기읍 삼가리에서 시작, 비로봉과 제1연화봉을 거쳐 수철리 희방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소백산 주변에는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문화명소들이 많고, 산행 후 온천욕을 즐길 곳도 있어 멋진 겨울 여행지가 될 것이다.

비로봉에서 바라 본 눈 쌓인 소백산 전경.

 

우리나라 12대 명산 중 하나인 소백산은 강원·충북·경북 3도의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으며, 영주·단양·예천 그리고 영월까지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지만, 다른 산들에 비해 등산하는 기분은 훨씬 가볍다.

 

바위산이 아닌 토산(土山)이어서 산길이 험난하지 않고,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한 멋을 느낄 수 있는 산이라는 점 때문이다. 산세도 뾰족뾰족하지 않고 완만한 굴곡을 이루고 있어, 겨울철 등산객 중에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겨울철에 소백산을 찾는 이유가 단지 산행길의 완만함 때문만은 아니다. 겨울철 소백산은 ‘영남의 알프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 어느 산보다 설원 풍경이 아름답다.

 

소백산의 눈이 예로부터 유명한 이유는 겨울철에 차가운 북서대륙풍이 심하게 불어 다른 산들에 비해 눈이 오래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로봉 가까이에서 만나는 주목군락지가 흰눈과 함께 만들어내는 설경은 소백산 겨울등산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매력이다.

 

면적이 넓은 만큼 소백산에는 다양한 등산코스들이 있다. 다른 계절에는 죽령이나 희방사에서 시작해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국망봉→신선봉→구인사로 이어지는 종주 코스가 보통이지만, 겨울철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좀 더 쉬운 코스를 소개한다.

 

풍기읍 삼가리에서 시작해 비로봉에 올랐다가 제1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오는 코스다. 반대로 희방사 쪽에서 시작해 삼가리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정점인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은 삼가리 쪽이 좀 더 완만해 산행이 쉽고 내려 온 후에도 교통편이 한결 편리하다.

 

삼가리 매표소에서 약 40분 정도 포장된 길로 걸어 올라가면 비로사(毘盧寺)가 나온다. 본격적인 등산은 여기부터 시작되는데, 넉넉잡아 2시간 정도면 비로봉에 오를 수 있다.

 

비로봉에 가까워지면 하얀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능선 부근에 이르면 잎 떨어진 철쭉 가지들이 흰 눈옷을 입고 자태를 한껏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바람이 거세어 체감온도가 낮으므로 방한모나 장갑을 꼭 챙겨야 한다.

 

비로봉에서 눈 덮인 산을 조망하고 연화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하산길이지만,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보다 바람이 훨씬 많이 불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쉽고 하산 거리도 더 멀기 때문이다.

 

제1연화봉을 지나 천문대 부근 삼거리까지 1시간 30분, 그리고 천문대에서 희방사를 지나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까지 1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특히 천문대에서 희방사로 이어지는 길은 급경사이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하산 후에는 근처에 있는 소백산 풍기온천을 찾아 피로를 풀자. 불소가 함유된 알칼리성 유황온천으로 희방사에서 풍기읍으로 가는 5번 국도변에 위치해 있어,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함께 둘러보기도 편하다.

 

온천에서 풍기읍 쪽으로 들어와 931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소수서원이 오른쪽 도로변에 보이고, 가던 길로 계속 직진하면 부석사 방면이다(문의·소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54-638-6196).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사진 아래> 소백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희방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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