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창업 ‘큰손’ 실버세대 부상
쇼핑·창업 ‘큰손’ 실버세대 부상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8.02 10:42
  • 호수 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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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60대 이상 여성보다 남성이 많아

대박 쇼핑몰 공통점은 ‘젊음’ 강조
연령 구분 없는 상품 구성이 성공 핵심

 

인터넷 쇼핑 매출이 5년 새 두 배 늘고, 40~50대 중장년층이 인터넷 쇼핑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60대 이상에선 여성보다 남성이 인터넷 쇼핑을 더 즐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가 자사 고객들의 인터넷 쇼핑 이용액을 최근 1년(2012년 6월~2013년 5월)과 5년 전(2007년 6월~2008년 5월)으로 나눠 비교해 분석한 결과다.
최근 1년간 인터넷 쇼핑 매출은 5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1회 평균 이용금액도 5년새 6만3700원에서 8만4800원으로 33%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 가용인구가 늘고 씀씀이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0~50대 이상 중장년층과 60대 이상 실버층이 이러한 인터넷 쇼핑 규모 성장에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쇼핑 매출에서 40대 이상이 차지했던 비중이 5년 전 39.8%에서 52.8%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는 27.4%에서 32.8%로, 50대는 10.8%에서 16.4%로, 60대 이상은 1.6%에서 3.6%로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실버층에서는 남성 비중이 54.3%로 여성(45.7%)보다 컸다.
실버층의 인터넷 쇼핑이 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이는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서울원로방 등의 정보화 교육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자비를 보태 지역 내 어르신들에게 한글 및 인터넷 등 컴퓨터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쇼핑 이용을 요일별로 보면 일주일 중 월요일, 평일 점심 전후와 주말 밤에 가장 활발했다. 계절별로는 여름보다 겨울에 쇼핑을 더 많이 했다. 최근 3년간 일평균 매출을 100으로 가정할 때 주말에는 토요일 60, 일요일 67로 크게 줄었다. 월요일 매출이 129로 가장 높았다.
특히 심야 시간대 매출이 평일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했다. 50대 고객의 8.7%, 60대 이상 고객의 8.4%가 심야에 인터넷 쇼핑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8월에는 월평균 매출이 6% 감소해 최저를 기록했으며 1월에는 6%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밖으로 나가는 여름보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겨울이 인터넷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과거 청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됐다”며 “인터넷 쇼핑몰 취급 상품이 다양해진 것도 중장년층과 실버층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게 된 동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 미국 시니어 인기 쇼핑몰 ‘골드바이올린’ 메인화면.

전 연령층 대상 상품구성으로 접근 쉽게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실버층이 늘면서 실버세대 인터넷 창업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 솔루션 제공업체 카페24에 따르면 50대 이상 창업자는 2008년 이후 2012년까지 매년 평균 19%씩 증가하고 있다. 카페24는 창업 교육부터 온라인 쇼핑몰 제작까지 도와주는 업체다.
실버층이 온라인 쇼핑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같은 연령대인 이들이 실버층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쇼핑몰 창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 아이템은 의류, 패션잡화에서 생활가전, 가구, 식품 등 다양하다. 특히 쇼핑몰 창업주와 주요고객이 같은 실버세대인 만큼 구매자들의 요구를 잘 반영해 운영하고 있다.
40~60대 여성을 주요 구매자층으로 하는 ‘쉬즈마담’은 고급스러우면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의 성향에 맞게 상품을 선별했고, 중노년층 여성들을 위한 가발 전문몰 ‘황후모’는 탈모, 빈모로 고민하는 여성들에 맞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페24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창업 전 다양한 교육에 참여해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동사무실을 제공하는 창업센터나 전문교육센터 등을 적극 활용해 초기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시니어마케팅은 실용성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 품질을 중시하는 실버층 눈높이에 맞출 것이 요구된다. 특히 시니어마케팅 전문가는 “실버를 버려야 실버 구매자를 잡을 수 있다”고 권고한다.
평균연령 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라 과거와 달리 노년층이 한층 세련되진 요즘, 먹고 사는 데 급급했던 과거 노년층과 동급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 한 백화점이 최근 오픈했던 실버 매장이 실적 저조로 폐업한 것은 단적인 예다. 요즘 실버층은 자신을 실버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는 게 이 매장 실패의 핵심 이유였다. 백화점은 매장 앞에 ‘실버’라는 단어를 붙여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시니어 구매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이 전문가는 “요즘 실버세대는 실버=약자라고 인식되는 것을 싫어하고 늙은이로 취급받고 싶지 않아한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자존감이 상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인 전용 제품보다는 전 연령이 사용하기 쉽도록 만든 제품이 실버층의 선택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 쇼핑몰 골드바이올린은 실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시니어 고객을 최고 구매자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쇼핑몰은 사실 실버전용이지만 실버층에 한정하지 않고 전 연령층 대상으로 쇼핑몰을 만들고, 대신 카테고리를 나눠 취급상품을 세분화했다. 그러면서도 취급하는 모든 상품을 산뜻한 색감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한정해 시니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실버산업은 베이비붐 세대(1953~1965년생)가 은퇴하기 시작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차 활황을 띨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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