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김재만 씨 (충남 아산시 모종동)
[효행자를 찾아서] 김재만 씨 (충남 아산시 모종동)
  • 관리자
  • 승인 2007.02.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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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불구 105세 장모 30년째 수발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회 보장시스템이 확충되고 있으나,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효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효행문화를 강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생활문화에 맞는 효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본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바뀌어가는 전국의 효자,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시각장애 1급인 장애인이 105세인 장모님을 친자식보다 더한 효심으로 30년째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어 주위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효심의 주인공은 충남 아산시 모종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재만(63)씨. 김씨는 14년 전에 실명해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장애를 딛고 일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로 비록 두 눈을 잃었지만 대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얻은 인간 승리의 표상이다.


김씨는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임에도 결혼하면서부터 오갈 데 없는 장인, 장모님을 친부모님과 함께 모시는 정상인도 하기 어려운 효행을 해 주변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현재 105세 되신 장모님을 30여년째 모시고 수발을 하고 있으며, 특히 4년 전부터는 병환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장모님께 식사공양은 물론 목욕 등을 직접 시켜드리며 병간호를 하고 있다.


말이 식사공양, 목욕수발이지 김씨의 효심은 눈물겹기 그지없다. 더듬더듬 밥상을 차려 한손으로는 밥상을 들고 한손으로는 벽을 짚고 가 장모님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밥을 먹여드리는 것이 어찌 수월할까.


목욕을 시켜드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기 그지없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모님을 매일 욕실까지 모셔와 힘들게 목욕을 시켜드리고 있는데 아마 이런 일은 정상인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씨는 이런 환경속에서도 자기와 같은 시각장애인의 권익증진과 불편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충청남도지부아산지회에 소속되어 시각장애인들이 바깥세상과 담을 허물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개인에게 필요한 조언과 상담을 해주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씨는 지난 2000년 11월14일에는 시각장애인들로만 구성된 ‘무지개 사물놀이패’를 창단, 꾸준한 교육과 연습을 통해 명실상부한 사물놀이패로 성장시켜 2005년에 열린 보령 문화예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지개 사물놀이패’는 이에 힘입어 각종 노인보호시설, 정신지체자수용시설 등에서 수차례의 위문공연을 하고 후원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날 및 흰 지팡이의 날 등 기념행사에 찬조공연을 함으로써 장애인연합회와 아산시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김재만씨의 이런 효행과 봉사정신은 주위의 귀감으로 알려져 지난해에는 현죽재단이 시상하는 ‘현죽효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김씨가 “윗사람을 항상 공경하고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자세로 살아가고 있다”며 “그의 남다른 효행과 이웃을 돕는 봉사정신은 이런 평소의 마음자세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부모나 윗사람 공양은 자식이나 아랫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당연한 도리이며, 내 자식들도 보고 배울 것 아니냐”고 겸손해 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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