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일 기념 수요집회… 9개국서 국제연대
위안부 기림일 기념 수요집회… 9개국서 국제연대
  • 연합
  • 승인 2013.08.19 11:14
  • 호수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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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넘는 폭염 속 日대사관 앞 3천여명 운집 … 美·日·獨 등 잇단 집회

제6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낮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 1087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당시 67세·1997년 별세)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해 8월 14일을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기림일이 제정된 후 첫 번째 기림일인 이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캐나다·필리핀·미국·독일·네덜란드·인도네시아 등 9개국 16개 도시에서 연대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열린 이날 정오께 서울지역 기온은 30도 이상 치솟았지만 일본대사관 앞에는 학생과 시민 등 3000여명(경찰 추산 1300여명)이 모여 발 디딜틈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더위 탓에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등이 쓰인 노란색 부채를 쉴새 없이 부쳤지만 집회가 진행된 1시간 반동안 자리를 지켰다.
집회는 위안부 기림일 제정을 촉발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추모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정대협은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이 위안부의 진실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맞서 당당한 역사의 증언자가 됐다”며 “일본과 한국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8)는 “우리는 무참히 희생당했지만 일본 정부는 사죄 내색 없이 망발만 하고 있어 억울하다”며 “정부는 눈만 감지 말고 올 겨울 가기 전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미국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을 언급하며 “동상을 혼자 놔두고 온 느낌이 들어 잘 있을까 궁금하다”며 “전 세계에 소녀상을 세울 테니 그때까지 일본 정부는 사죄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위안부로 끌려가 중국에 거주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5) 할머니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일본은 안 했다고 거짓말하면 안 된다”며 “돈 말고 잘못했다는 일본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한 콩고 출신 여성활동가 니마 나마다무씨는 “할머니들이 진실을 위해 22년 동안 싸워 왔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이제는 일본이 책임질 시간이고 콩고에서 온 우리는 할머니들의 명예를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이미경·오영식·홍익표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민병률 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가했다.
홍 의원은 “일제침략사를 부정하는 행동을 처벌하는 법률 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도 할머니들에게 진 빚을 돌려드려야 하는 책임이 있는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정대협이 진행하는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1억인 서명운동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283명에게 받은 서명을 윤미향 정대협 대표에게 전달했다.
한국에서 열린 수요집회와 함께 이날 9개국 16개 도시에서 현지 한인단체를 중심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연대 집회가 열렸다.
일본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네트워크’ 등이 14일 오후 도쿄, 나고야 등에서 피해자 증언 집회와 거리캠페인을 벌였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14일(이하 현지시간) 한인 단체들이 일본대사관에 항의 성명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워싱턴에서는 위안부 기림일 선포 및 평화나비 발족식이 열린다.
독일에서는 이날 오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앞 광장에서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서명 운동과 침묵 시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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