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며느리 눈물겨운 효행 ‘감동 두 배’
외국인 며느리 눈물겨운 효행 ‘감동 두 배’
  • 김용환 기자
  • 승인 2013.09.26 19:49
  • 호수 3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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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한노인회·현죽효행상 수상자 35명 중 ‘다문화가족’ 5명 포함
▲ 왼쪽부터 강원도 영월군 쯔즈끼 요꼬, 전북 남원시 김영미, 광주광역시 이세라, 경기도 연천군 루시나 발데즈, 세종특별자치시 박경미씨.

남편과 사별 뒤 생계 책임지며 병석에 누운 시아버지 17년간 수발
제17회 노인의 날 2부에 수상자 35명에 상패·상금 100만원씩 시상


제8회 대한노인회·현죽효행상 수상자 35명 가운데 외국서 온 며느리 5명(14.28%)이 포함돼 화제가 되고 있다.
현죽효행상 심사위원들은 “친부모를 모시기도 쉽지 않은 세상인데 외국서 온 며느리들이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것을 보고 두 배, 세 배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도 영월군 남면에 사는 쯔즈끼 요꼬(46)씨는 1996년 국제결혼 후 2006년 남편 사망, 2009년 시어머니 별세 등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녀 2명을 키우며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17년간 정성껏 모시고 있다.
그녀는 남편과 사별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영월다문화센터 일용직 사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주말에는 1000여평 농사일 외에도 소 10마리를 사육하는 등 집안 경제 회생에 노력해 왔다. 특히 지역 내 다문화 가정 행사, 독거노인 김장 담그기 등 남다른 열정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전북 남원시 사매면에 사는 김영미(44)씨의 경우 1995 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후 18년 동안 원어민 강사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아 몸이 불편한 88세의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간경화로 고생하는 남편과 세 자녀를 돌보고 있다.
김영미씨는 필리핀 다비오시 제너럴 산토스에서 출생, 대학교 4년을 졸업하고 한국을 동경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남편 사옥석(52)씨를 만나 1995년 필리핀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그곳에서 머물다가 1996년 전북 남원시 사매면으로 이주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결혼식을 미뤄오다가 1997년 남원시에서 무료로 합동결혼식을 올려줬다.
시어머니 김판례(88) 어르신은 8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전북대병원, 남원의료원 등에서 1년 가까이 입원 치료 후 집에서 며느리의 극진한 간호로 호전된 상태이다.
남편은 2남2녀 중 막내지만 큰형이 작고했기 때문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으며, 10년 전부터 건강이 나빠서 고생하다가 2010년에 간경화로 쓰러져 생활력이 없다. 간간히 몸 상태가 호전될 때는 건설회사 일용잡부로 일하고 있다.
김영미씨는 현재 순천제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장학생으로 다니면서 다문화센터 원어민 영어교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사는 이세라(38)씨의 경우 1999년 결혼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필리핀 출신으로 결혼 직후부터 지병으로 고생하는 연로한 시아버지(78)를 13년 넘게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고 있다.
결혼 직전에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홀로된 시아버지는 전립선, 위염,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자주 입원했고, 최근 2~3년 사이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녀 셋을 출산한 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직업을 가진 남편에게만 6가족의 생계를 맡기기 미안해 가까운 지역아동센터에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온 이씨는 이마저 포기하고 매일 30분간 동네 산책을 시켜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리는 등 시아버지를 수발하면서도 싫은 내색은커녕 당연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통현4리에 사는 루시나 발데즈(36)씨는 2004년 한국으로 시집을 온 필리핀 여성으로 1남1녀를 두고 시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언어장애와 편마비가 온 남편을 극진히 보살펴 와 재활에 성공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부모를 극진히 봉양하고 이웃의 어른들을 내 부모처럼 공경해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루시나씨는 8년 동안 농사일에 매달리면서도 짬짬이 한국어교육 및 어린이영어강사과정을 이수한 ‘또순이’이기도 하다.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대박리에 사는 박경미(27)씨는 지난 2005년 4월 베트남에서 입국해 결혼한 뒤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했다. 5년간 병수발 끝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120만원 정도인 남편 월급으로 여섯 살짜리 아들과 결혼 당시부터 치매를 앓고 계신 시어머니를 위해 끼니때마다 새로 밥을 해 드리며 살아왔다. 박씨는 형편상 취직을 하고는 싶으나 시어머니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편 대한노인회와 현죽재단(이사장 서원석)은 10월 2일 서울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제17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외국인 며느리 5명을 포함한 35명의 수상자에게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원을 전달한다.
서원석 이사장은 1999년 현죽재단을 설립, 2006년부터 매년 전국에서 효행자를 발굴, 해마다 수천만원의 사재를 털어 효행자를 격려하는 등 효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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