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폐렴으로 인한 입원 크게 증가
노인들 폐렴으로 인한 입원 크게 증가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10.04 10:28
  • 호수 3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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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사망원인 4위… 고령층에 치명적

항생제 내성 생겨 갈수록 치료 어려워져

 

▲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

2012년 전체 사망원인 중 호흡기계통 질환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고령층의 주의가 요구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자통계’에 따르면, 고령자의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인구 10만명당 852.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뇌혈관질환(372.9명), 심장질환 (367.1명) 폐렴(166.4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원인 중 특이한 것은 지난해 자살률이 6년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폐렴 등 호흡기계통 질환에 따른 사망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고령화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폐렴은 최근 들어 한국인 사망원인 가운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 6명으로 11위였던 것이 2011년에는 인구 10만명당 17.2명으로 6위를 기록했다. 유방암, 대장암, 교통사고 사망보다 높다. 이에 반해 부동의 사망원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암은 10명 중 6명꼴로 5년 이상 생존할 정도로 치료성적이 좋아져 대조적이다.

암 환자 증가도 폐 질환 증가 원인
이처럼 폐렴에 의한 사망자가 늘고 있는 데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게 되어 노인 인구 증가로 폐렴 고위험군 규모가 덩달아 커진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65세 이상 노인의 입원이 가장 많았던 질병이 폐렴이다. 그 해 27만6208명이 폐렴으로 입원했다.
강 교수는 폐렴 증가가 암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암 생존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암 환자 자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폐렴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암 유병자는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각종 치료로 면역력 저하를 피할 수 없어 나이를 불문하고 폐렴 고위험군으로 편입된다. 만성질환자도 폐렴 예비군이다.
중증 환자가 주로 찾는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폐렴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2년 7741명에서 2012년 1만4161명으로 10년새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1557명에서 5588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환자 대비 비중도 20%에서 39.4%로 두 배 정도 높아졌다.

백신 예방 가능한데 인지도 낮아
강 교수는 “폐렴은 우리 사회에서 고령층과 암 환자, 면역력 저하 환자에게 상당한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예방이 가능한데도 폐렴 백신 인지도는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65세 이상 노인 약 600만명에게 폐렴구균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 주기 시작했지만 5~ 6월 두 달간 91만2995명만이 접종을 받았다. 시행 첫해임을 감안해도 접종이 필요한 노인인구의 15%만 예방접종을 받은 셈이다.
암 환자나 장기이식환자, 만성질환자와 같은 폐렴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은 통계조차 잡히지 않아 그 위험성은 더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접종을 권하고는 있지만 실제 접종 관리는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이들 환자들이 쓰는 일부 항생제는 폐렴구균에 대한 내성률이 70~80%나 돼 중증환자의 목숨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 약 10%가 감염질환을 경험하고 있고 암환자들의 사망원인 역시 암보다 폐렴과 같은 감염질환 비율이 가장 높다.
특히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시 노인 사망률은 무려 80%에 달한다. 침습성은 폐렴구균이 혈액이나 뇌수막에 침투, 번식해 패혈증,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예방 백신은 해마다 맞는 독감백신과는 달리 단 한번만 맞으면 되며 65세 이상은 11월부터 거주지 보건소를 찾아가면 된다. 10월까지는 예방 접종이 잠시 중단된다.

38.5도 고열 나면 의심
폐렴의 초기 증세는 고열에서 나타난다.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열이 38.5도 이상으로 올라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더 이상 병균이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지만 고열이 계속되면 위험해진다. 즉시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호흡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일반인들은 숨소리가 거칠지 않고 편안하고 고르게 나는데 반해 폐렴 환자는 호흡이 어려워서 입술이 파래지거나 1분에 25번 이상으로 호흡을 거칠게 한다. 호흡기질환인 만큼 심한 기침을 하는데 이때 가래를 동반하며 기침하느라 잠을 설치는 일도 다반사다.
기침을 하면 감기로 오인하고 지나쳐 치료시기를 놓치는데 만일 가래가 점성이 많고 색깔이 붉으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심한 근육통, 오한이나 고열, 잦은 기침으로 잠을 설치게 되는 일이 빈번해지다가 입 주변에 수포가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양치질·영양관리로 예방
영양부족이나 잦은 음주도 폐렴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와 만성질환에 따른 면역력 저하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폐렴에 걸릴 위험이 약 6배, 만성 폐질환자는 7배, 만성 심장질환자는 10배 높다.
일반적인 치료방법은 대부분의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인데 문제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6~15%가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을 만큼 내성이 생겨 폐렴 치료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꾸준히 치료해도 사망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폐렴의 직접적인 예방법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만일 걸리더라도 조기에 치료해야 폐렴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재채기에 섞여나온 분비물에 닿았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이지만 이와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양치질을 꼬박꼬박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치질은 세균이 입 천장에 붙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폐렴구균 백신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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