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는 생명문화의 결정체이다
장수는 생명문화의 결정체이다
  • 관리자
  • 승인 2007.03.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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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도중에 수많은 일들을 겪어 내야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강’이다. 돈도 있어야 하고 사랑도 있어야 하고 일도 있어야 하지만 가장 본초적인 필수 요건은 건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이 훼손되어 고통과 불편을 겪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것을 일상의 삶에서 전연 인지하지 못한다고 탓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너무도 소중한 것, 너무도 필요한 것은 인지하지 않은 채 그 속에서 젖어들어 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기와 물이 그러한데 탁한 공기, 더러운 물 또는 사라진 산소, 메마른 사막에서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건강은 평소에 탁해지지 않고, 메마르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관리해야 하는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를 너무 등한시 여긴 채 당연하게 받을 수 있는 섭리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건강하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엉뚱한 자만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나를 위한 건강이 아니라 가족을 위하고 친구를 위하고 지역사회를 위하여 마치 생색내듯이 건강을 추구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이 있다.

 

건강이 누구를 위한 일인가  바로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 않는가. 남의 탓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누구나 스스로 자신의 지속적인 삶, 변함없는 생명을 책임지고 유지해야 하는 당위의 생명체적 숙명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건강의 일차적 책임은 바로 당사자 개인에게 있다고 본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내 자신의 건강을 지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개체의 운명적 의무이자 인간으로서의 당위다. 내가 내 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탓하는 이가 있겠는가. 바로 그러한 노력을 통해 백세장수라는 꿈이 현실화되지 않겠는가 

 

보다 나은 건강으로 오래 살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인간의 소망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 노력은 궁극적으로 고령화가 되어가는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여러가지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개인의 건강에 지역사회가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 사람이 혼자만 잘한다고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한 가정·건강한 직장·건강한 마을’을 주장함으로써 바로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는 개인과 지역사회의 노력의 결정체는 바로 지역 주민의 장수도로 표출되고 있다.


실제로 장수도를 비교해 볼 때 지역간의 상당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세인의 비율이 군 단위를 기준으로 하여 인구 10만명당 30명에 이르는 장수 지역이 있는가 하면, 단 한명도 없는 지역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유출이 많은 지역의 장수도를 65세 이상 주민 중 85세 이상 노인의 비율로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비율이 9% 이상 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3%도 되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은 개개인의 장수가 결국 지역사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수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수도가 높은 지역은 몇 가지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첫째, 평야나 해안 지대보다는 중산간 지방으로 장수 현상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기후가 온난한 지역의 장수도가 추운 지방보다 높다는 점이다. 셋째, 아주 가난한 지역보다는 적어도 중간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갖춘 곳의 장수도가 높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도로망, 상수도 등의 사회안전망이 적절하게 갖추어진 곳의 장수도가 그렇지 못한 지역 보다 높았다. 장수도가 높은 지역의 이런 특성을 살펴보면 개개인의 장수를 위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러나 보다 깊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생활습관들을 비교해 보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즉 환경 및 생태적 차이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문화·사회적 생활 패턴의 차이점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가족간의 관계, 부부 관계, 이웃 관계를 비롯한 관계망의 차이는 물론, 식생활 특성, 일상생활 패턴이 지역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런 차이가 장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미 장수하신 백세인들을 대상으로 비교해 보았을 때도 지역간의 차이는 현저하다. 장수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건강지표를 비교해 보면, 산간지방에 사는 백세인의 건강 상태가 해안평야지대에 사는 장수인보다 유의하게 더 좋은 상태며, 영양지표를 비교해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면 혈중 비타민C 농도나 비타민 섭취량이 높을 뿐 아니라, 식품의 일반적 섭취 패턴도 훨씬 다양했다. 그 이유로는 산간지방에 사는 분들이 나이가 들어도 보다 많은 운동량을 가지고 있으며, 일상 식품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산채들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장수인의 건강상태 차이가 지역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개인의 건강에 대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개인들의 건강을 극대화해 장수로 이끄는 장수문화는 바로 생명문화의 꽃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을 소중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당사자 개개인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환경적인 개선은 물론 문화적 지원을 통해 도와주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의 당위적 진실일 수밖에 없다.

 

생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건강이고 건강이 누적된 결과적 표출이 장수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장수를 유도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의 결실인 장수문화는 바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문화의 결정체다.


우리는 이런 장수문화의 본질이 바로 자연과 합일하여 환경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간의 진지한 노력들의 결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은 개인대로 성실하게 노력해야 하고, 지역사회는 지역사회대로 환경·생태·사회·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해야만 생명이 소중하게 대접받고 인간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장수사회가 건설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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