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를 아시나요?
호스피스를 아시나요?
  • 이미정
  • 승인 2007.03.09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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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편안히 눈감고 갈 수 있게 간호

사람들은 새해가 될 때마다 저마다 1년 계획을 세운다. 1년이 다 지나갈 무렵 한해를 뒤돌아보면 1년 계획을 완주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일찍이 송나라의 주신중이라는 학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다섯 가지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오계론(五計論)을 주장했다.

 

그는 오계론으로 생계(生計)·신계(身計)·가계(家計)·노계(老計)·사계(死計)를 피력했다. 생계는 사람이 참되고 진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고, 신계는 몸을 스스로 건강히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다.

 

또 가계는 집안을 화목하고 편안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말이고, 노계는 인생을 보람 있고 멋지게 늙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사계는 추하지 않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이 오계론 중 사계(死計)를, 즉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추하지 않고 아름답게 죽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죽음의 첫 번째 준비단계는 재산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남과의 원한 관계, 미움을 털어버리고 용서해야 한다는 등 좋은 말이 많다.


필자가 체험한 사례를 통해 사계를 말하고 싶다.


15년 전 필자의 남편은 강남 성모병원에 간암 환자로 입원을 했었다. 수술도 실패했고 생존 기일은 3개월이라 했다. 환자가 있는 집안은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 물질적 부담이 크기 마련이다.


흔히 병자를 둔 가족들은 고칠 수 없는 병인걸 알면서도 후회 없이 치료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끝없이 진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환자가 더욱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필자의 남편은 병원 측에 의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다. 그때 처음으로 호스피스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과잉된 의학적 노력을 배제하고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성적인 간호로 환자가 편안히 눈감고 죽을 수 있게 해줬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던 남편에게 가톨릭의 영세를 받게 해줘 정신적으로나 영혼적으로 죽음 후의 세상에 대한 소망도 갖게 해줬다.


자식들 입장에서도 바쁜 생활 때문에 부모를 간병 못하는 죄책감에서도 벗어나게 해 준다.
호스피스들은 수 십 개의 호스피스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호스피스 협회에서 30시간 이상 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을 받은 후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봉사를 한 후, 자격인증 시험을 봐 합격해야만 정식 호스피스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호스피스는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환자들은 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민봉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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