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하철 무임승차, 노인복지의 출발
[기고] 지하철 무임승차, 노인복지의 출발
  • 김용식
  • 승인 2013.11.22 11:08
  • 호수 3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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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하철 공기업 대표들은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고 지하철 도시철도 무임승차로 인해 공기업의 경영손실이 연간 4129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적자보전을 위해 손실액을 교통시설특별회계로 지원해 주든지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노인의 연령을 현재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정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번 건의문에는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지하철 관련 공기업이 참여했다.
노인인구가 4%가 될 시점에 시작한 경로우대정책이지만, 지금 노인 인구는 12.3%로 급격히 증가해 승객의 15%가 무료 탑승하고 있다. 그로 인한 손해는 이해하지만, 힘없는 노인을 타깃으로 전개되는 이번 건의 내용에 황당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노인을 마치 사회의 짐인양 여기고, 더 잘해 줄 생각은 없다. 기초노령연금도 선거 때는 모든 노인에게 주겠다고 했다가 70%에게만 주기로 발표하고, 그나마 38만 명은 국민연금과 연계하겠다는 발상부터 전국 650만 노인에게 분노를 갖게 한다.
우리나라 노인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다. 최근 유엔기구인 글로벌 에이지 워치(global age watch)가 발표한 한국 노인의 복지현실은 세계 91개국 중 67위이고 빈곤수준은 놀랍게도 맨 꼴찌에서 두 번째다. 그들은 젊은 시절 자식을 위해 희생했고, 월남전에 나가 목숨 걸고 싸웠다. 독일광부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인들의 지하철 이용의 순기능은 정말 많다. 우선 집 밖으로 나오면서 활동하게 돼 적극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생긴다. 특히 노인이 되면 경제적 어려움, 질병의 고통, 상대를 잃은 상실감 등이 생긴다. 헌데 지하철을 타면 생기를 찾아 어느 것보다 좋은 보편적 복지의 출발이 된다.
지하철 무료탑승은 자살률을 낮추고 행복지수를 크게 높여 적은 돈으로 효과 있는 복지정책이 될 것이다. 노인이 집에만 있게 되면 우울증이 심해지고, 가족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
지하철은 기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을 합리화시키고 정부의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할 것이 아니고, 공기업의 문제를 노인과 연계하는 오류를 다시 범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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