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설마했더니 노인마저 볼모로…"
"국회, 설마했더니 노인마저 볼모로…"
  • 관리자
  • 승인 2007.03.09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양보험·노령연금법 국회통과 무산…정치권, 노인들 괄시하나

2월 임시국회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거친 말싸움과 신경전으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노인수발보험법)과 기초노령연금법안 통과가 결국 무산됐다.


노인사회는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진데 대해 당혹감과 절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고, 정쟁에 눈이 멀어 어르신들의 실낱같은 희망을 내팽개친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6일 오후 2시 제265회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85개 법안을 심의, 대부분 통과시켰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과 기초노령연금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해 다음 회기에 처리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앞서 법제사법위원회는 같은 날 오전 9시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를 열고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과 기초노령연금법안을 심의, 본회의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개정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 지지율이 떨어졌다. 부동산 정책을 망친 책임을 돌리기 위해 ‘대통령 니도 탈당하라’고 요구한 사람들이…”라고 말해 한 동안 거친 말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회 후 열린우리당은 두 법안과 주택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에 대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구했으나 임채정 의장이 정당간 원만한 타협을 권고하며 이에 응하지 않아 이날 본회의는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유회됐다.


여야는 3월 중 임시국회를 다시 연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기가 다시 시작된다 해도 여야간 원만한 합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여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기초노령연금제 시행에 큰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중앙회장은 “노인회 임원들과 함께 국회 상임위 의원을 일일이 방문하는 등 조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에 대해 여야는 신속한 처리를 약속하고도 이를 어겼다”며 “이 같은 태도는 어르신들을 괄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힐책했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정운태 회장을 비롯해 각 지회장 등 30여명은 7일 오전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기초노령연금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하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날 오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차례로 항의 방문했다.


노인사회는 이밖에 “정치싸움으로 노인복지 법안의 국회통과가 미뤄지면 힘없는 노인들만 더욱 힘들어진다”며 “고령화사회 대비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및 기초노령연금제 도입을 위해서는 전산시스템 준비와 인력 확보, 신청 심사기간 등 상당한 사전준비가 필요해 예정대로 2008년 7월 이후 시행을 위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통과됐어야 했다”며 “이달 말 열릴 임시국회서 통과되지 않으면 제도시행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