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노인 돌보는 노노케어
경로당 활력에도 큰 도움
복지 사각지대 노인 돌보는 노노케어
경로당 활력에도 큰 도움
  • 정리=이다솜 기자
  • 승인 2013.12.20 10:06
  • 호수 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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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방담 ‘아듀 2013’
▲ 1년을 마무리하며 취재 에피소드를 주고받고 있는 백세시대 편집국 기자들. 이상연, 이다솜 기자, 조종도 부국장, 김용환 편집국장, 유은영 기자, 오현주 부장, 서지영 기자(왼쪽부터). 사진=김운한

 

말 많았던 기초연금, 어르신들에 든든한 버팀목 될 것
노인-청년세대 ‘갈등을 넘어 소통으로’ 다양한 이벤트


조종도 부국장=2013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해 국정을 이끈 첫 번째 해였습니다. 올해의 대표적 복지 정책 가운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게 기초연금입니다.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돼 기초연금을 논의하는 민관합동 기구의 이름도 ‘국민행복연금위원회’였죠.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국민연금 가입자 단체와 사용자 대표, 연령별 대표가 참여했는데, 민간 참여자들의 이질적인 성격상 불협화음이 예고됐습니다. 결국 논의 중에 일부 대표는 중도 탈퇴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기초연금’ 차등 지급안 싸고 논란
진 영 장관 사퇴, 문형표 장관 임명

김용환 국장=기초연금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까지 고심의 연속이었습니다. 연금위원회가 7월 17일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이 합의문은 ‘소득 하위 70% 또는 80%에 최고 20만원 범위 내에서 정액 또는 차등 지급’으로 돼 있어 포괄적인 내용을 담았습니다. 정부가 최종안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이죠. 이후 언론들은 다양한 취재루트를 통해 정부안이 어떻게 결론 날지 추측기사를 싣기 바빴습니다. 그 가운에 C일보의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심상찮게 변했습니다. ‘소득 하위 70%에만 지급하고 그중 상당수가 10만원밖에 못 받을 것’이란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복지부는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조종도 부국장=막상 9월 26일 발표된 정부안은 ‘하위 70% 지급’은 변함이 없지만 일부 노인(약 7%)들에겐 국민연금과 연계해 감액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언론의 추측 보도보다는 20만원을 받는 노인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문제는 국민연금과의 연계 부분인데요. 이 부분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당시 진 영 장관의 갈등설이 솔솔 나오더니 진 장관이 돌연 사임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까지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고 야당은 미래의 노인세대가 큰 손해를 볼 것이란 점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오현주 부장=이런 배경 때문에 문형표 신임 복지장관의 인선과정도 난산이었습니다. 야당은 문 장관의 KDI 재직시절 영수증 처리의 흠집을 문제 삼아 임명을 막으려했지만, 실상은 기초연금 정부안을 손보기 위한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아무튼 어르신들에게는 기초연금이란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게 분명합니다.
유은영 기자=정부의 노인대책은 올해를 작은 기쁨으로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시골에 계신 연로한 부모님이 노령연금을 받으면 크게 쓰고 살 수는 없지만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거든요. 몸은 직장 핑계로 서울에 있지만 칠․팔순이 넘은 부모님은 늘 가슴 속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는 법이죠. 기초연금은 어르신들 뿐 아니라 자식들의 죄송스런 마음을 가볍게 덜어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대한노인회 역점사업 ‘노노케어’
브라질 등 해외지회 4곳 탄생

김용환 국장=올해는 대한노인회의 영역이 국내외로 크게 확장되는 해였습니다. 브라질·아르헨티나·호주·태국 등 해외지회 4곳이 올해 새롭게 탄생, 미국·베트남을 포함해 6개로 늘어난 것입니다. 해외지회 창립행사도 우리끼리 만의 자축이 아니라 현지 공관장 등이 대거 참석해 축하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조종도 부국장=대한노인회가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경로당 노노케어는 노인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가 사업비를 자체 조달해 10개 지회에 5000만원씩 지급한 것은 과감하고 신선한 실험이었습니다. 경로당 노노케어는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을 돌볼 뿐 아니라 경로당이 활기를 띠게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로당 노노케어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됩니다.
유은영 기자=고령화시대 주인공인 어르신들의 막강한 힘을 실감한 한해였습니다. 대한노인회 이사회 의결 후 한 달이 미처 되기도 전에 ‘노인 복지청 설립’ 서명 목표 100만인을 초과달성한 것을 보고 ‘한 나라를 좌지우지 할 만한 단결력이구나’ 하며 놀랐습니다.
오현주 부장=대한노인회는 여느 단체와 달리 행사가 무척 많습니다. 그것도 소규모 행사가 아니라 수백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무리 없이 진행하는 대한노인회 직원들의 직무능력도 탁월하다는 걸 느낍니다. 특히 이 심 회장님의 열정과 노노케어에 대한 추진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올해 5월 23~24일 1박2일 동안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3회 대통령기전국노인게이트볼대회를 마치자 바로 전남 순천으로 이동해 다음날인 25일 열린 ‘1·3세대 아름다운 소통캠프’ 행사장에 들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자는 이틀 동안의 게이트볼대회 취재를 마치자 꼼짝도 못할 정도로 지쳤는데 말이지요. 이심 회장의 자동차 주행거리는 1년에 최소한 5만㎞라고 합니다. 샐러리맨이 회사 출퇴근할 경우 1년 주행거리가 1만㎞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5배를 더 뛴다는 얘기입니다.
이상연 기자=제가 취재한 대한노인회 주관 행사 중에는 전국 3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가한 제2회 노인건강대축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직접 개최지인 부여에 내려가 어르신들의 놀라운 체력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대회가 상당히 더운 날씨에 열려 이곳저곳 다니다 이마에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조종도 부국장=가정의 달을 앞두고 어르신들에 ‘효 설문’을 진행했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르신 10명 중 4명이 “자녀가 걱정 끼치지 않고 사는 게 효(孝)”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연합뉴스가 이 설문조사를 기사화 했고, 방송에도 보도되는 등 반향이 컸습니다. 이 설문을 기획한 사람으로서 대한노인 각 지회의 협조는 눈물 나게 고마웠습니다. 회사 내 두 개의 팩스가 불이 날 정도로 설문지가 몰려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습니다.

100세에 작품 쓰는 것 보고 놀라
철인3종까지… 혈기왕성 노년세대

오현주 부장=주로 인터뷰를 담당하면서 매달 20명 내외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시인 김남조 선생도 인물 포커스에 실렸습니다. 신문이 나간 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신문이 좋다, 가끔 집으로 보내줄 수 있느냐”면서 “두 달 후 꼭 만나서 식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빈말로 알아들었지만 김 시인은 나중에 다른 일로 전화를 했을 때도 식사 약속을 잊지 않고 다시 상기시키며 식사를 하자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이들 저명인사들의 특징은 나이가 여든이 넘어서도 활발하게 일을 하고 저술활동을 하는 겁니다. 서울대 총장과 보사부장관을 지낸 권이혁 씨의 경우 90세이지만 여전히 오전 9시 사무실에 출근해 원고를 씁니다. 권 전 장관은 “적어도 늙었다는 말을 하려면 90은 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건강과 체력을 자랑합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주제곡을 작곡한 박용구 옹은 올해 100세인데도 담배피우고 책 읽고 뮤지컬 시나리오를 씁니다. 올여름 무더웠던 8월에 충무아트홀에서 뮤지컬 관계자들 100여명을 모아놓고 ‘한국 뮤지컬의 위기’란 주제를 가지고 강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건강만 유지하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나이 들어서도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효 설문’ 방송 보도되는 등 반향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성공’

유은영 기자=어르신들의 저력은 지난 6월 열린 세계 복지석학들의 모임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의 결과에서도 드러났습니다. 86개국, 4300명의 학자와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참가해 350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1950년 벨기에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후 63년 동안 4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열리는 노인 문제에 관한 한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다는 것만도 자랑할 일인데, 20회에 걸친 역대 대회 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되기까지 했습니다. 수많은 외국 참가자들이 ‘한국의 복지정책과 복지 학문이 이토록 발전한 줄 몰랐다’며 대회를 준비한 차흥봉 회장에게 축하 메일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조종도 부국장=올해 만난 사람 중에 채명신 장군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만 해도 건강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아파트 내에서 1시간 걷기 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쓰신 분인데 11월말 부고를 접하고 매우 놀랐습니다. 더 놀라운 건 병사묘역에 묻힌 겁니다. 생전에 부하들 곁에 묻히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는데 그게 나라에 받아들여진 거죠. 채 장군을 보면서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되새기게 됩니다.
유은영 기자=건강면을 담당하는 헬스(Health) 도우미 기자인 저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건강 정보가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합니다. D 보청기가 허위 과대 선전을 했다는 기사도 썼습니다. 해당 업체가 서운할 만큼 호되게 나무란 기사였지요. 그런데 가만 보니 이 회사가 저소득층 어르신에게 보청기 무료 나눔 등 선행을 많이 하는 겁니다. 보청기 가격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많이 저렴하고요. D 보청기의 연이은 봉사활동을 보고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이 회사가 과장 광고를 한 것은 분명 맞지만, 저렴한 보청기 가격과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뻥’을 좀 쳤어도 못돼먹은 기업이라고 손가락질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이다솜 기자=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의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겨울까지만 해도 대통령 선거 등의 이슈로 세대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다행히 사회 곳곳에서 세대 통합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더 갤러리에서 열린 ‘실버토크 전시회’는 청년 예술가들이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만든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였습니다. 11월 열린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전시 ‘디자인으로 행복한 100세’도 청년들이 어르신을 위해 만든 디자인 작품이 전시됐다는 점에서 뜻 깊고요. 이 외에도 서울시 노원구가 홀몸어르신과 대학생이 한 집에 거주하도록 한 ‘룸 셰어링’ 사업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상연 기자=제 전공분야인 체육 관련 분야를 주로 취재했습니다. 가장 제 기억에 남는 기사는 첫 취재 기사인 369호 ‘우추리 응원단’ 기사입니다. 프로축구팀 ‘강원FC’를 응원하는 이분들과 직접 경기장을 찾아 함께 응원했는데, 하필 그날 강원FC가 패배하고 맙니다. 기왕이면 승리감을 느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기사에 넣고 싶어 2주간 강원FC의 승리를 기다렸습니다. 결국 기사에는 승리 소식이 들어갔고, 이 기사는 신문 1면에 나갔습니다. 대학 은사님이셨던 박인숙 한국포크댄스협회장님과의 인터뷰도 인상 깊습니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매년 시니어포크댄스대회를 개최중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자비로 열고 계신 줄은 몰랐었습니다. 7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마라톤 클럽 ‘칠마회’,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80대 레포츠 매니아 성낙윤 어르신, 국내 최고령 철인3종경기 선수 86세 김홍규 어르신과의 만남도 즐거웠습니다. 젊은이들도 힘들법한 스포츠 종목에 도전중인 열정에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이다솜 기자=올해는 각종 미디어에서 어르신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고, 관련 기사도 수차례 보도됐죠. 대표적으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을 노인이 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제작발표회부터 보도했는데, 실제로 엄청난 흥행으로 이어져 화제가 됐습니다. 이 외에도 70대 연예인들의 활약세가 대단했습니다. TV조선‧JTBC 등 종합편성채널의 많은 프로그램이 장년층과 노년층을 타깃으로 제작되면서 고령층의 연예인이 출연 기회를 얻게 된 것이죠. 이들은 타 세대에게 어르신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2014년에도 어르신에 대한 편견은 줄이고 이해는 높일 수 있는 양질의 문화콘텐츠가 제작되길 바랍니다.
이상연 기자=하림각 담소룡 쉐프와의 인터뷰에서는 ‘도전하는 삶’을 배웠습니다. 화교 출신인 담 쉐프님의 인생역전사를 들으며 ‘현재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 취재 당시 쉐프님의 배려로 직접 만드신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바둑전도사 김진은 강사님과의 인터뷰는 유쾌했습니다. 연신 미소를 머금고 자신이 하시는 일을 설명하시는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바둑청문회’를 설명하며 지으시던 사람 좋은 미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초 30분의 인터뷰를 약속받고 뵀으나, 인터뷰 시간은 2시간을 훌쩍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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