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방명철 씨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
[효행자를 찾아서] 방명철 씨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
  • 관리자
  • 승인 2007.03.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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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가 104세 아버지 28년간 모셔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회 보장시스템이 확충되고 있으나,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효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효행문화를 강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생활문화에 맞는 효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본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바뀌어가는 전국의 효자,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자신도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임에도 104세가 넘으신 아버지를 28년간 극진이 모신 효자가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1동에 거주하고 있는 방명철(62)씨는 1968년 3월경 월남전에 참전한 유공자로서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다 6년 전에는 뇌졸중까지 와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한 상태다.


그는 현재 지난날 다니던 모 섬유회사 통근버스 운전기사 직도 그만두고 정부에서 지급되는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천성이 쾌활한 방씨는 이런 어려운 가세나 자신의 병 치료는 뒷전으로 하고 고령의 아버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노인성질환으로 문밖 출입이 어려운 아버지를 매일 깨끗이 목욕시켜 드리고 정성껏 마사지를 해드리며 기력을 회복시키는데 좋은 약제와 음식을 마련해 잡수시게 하는 등 지극정성으로 27년간을 봉양했다.


그러나 이런 아들의 지극한 효심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버지는 금년 2월 24일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세상을 하직했다.


방명철씨는 “아직도 아버님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며 “남들은 나를 보고 효자라고 하는데 부끄럽기 짝이 없으며, 살아생전 좀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한 없이 후회스럽다”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밝혔다.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부친에 대한 방씨의 효심은 자연스럽게 가족애로 이어져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데 초석이 되었음은 물론, 이웃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방씨의 효행은 자신의 집안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웃 노인들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10여년 동안 이웃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생활이 어려운 불우이웃을 위해 구청 및 동사무소를 문턱이 닳도록 방문하여 행정기관에서 이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또한 가슴속 깊이 절망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불우이웃을 수시로 찾아 말동무가 되어주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온정을 펼치기도 했다.


그를 잘 알고 있는 이웃들은 “자신도 고엽제 후유증과 중풍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부모님께 남들이 행하지 못할 효행을 하고 불우이웃을 위해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서 방씨는 타고 난 봉사자 같다는 생각 든다”며 “보통사람들은 자신의 몸이 불편하면 남들은 도와주기는커녕 짜증부터 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방씨는 “요즈음 사람들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며 “조급하게 살다보면 여유가 없어지고 여유가 없어지면 마음이 편치 못해 자신이 피곤해지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없게 된다”고 남을 도울 수 있는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른쪽 팔, 다리가 불편하고 경제여건도 좋지 않지만 밝은 얼굴로 오늘도 누군가를 도와주러 문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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