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혜롭게 사는 인생
[기고]지혜롭게 사는 인생
  • 이미정
  • 승인 2007.03.2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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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나름대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있다. 필자의 경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네 가지가 있다. 그것은 이름, 자리, 구실 그리고 보람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다 제 각기 이름이 있다. 이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이름에 해당하는 열매가 있어야 한다.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에 해당하는 알맹이를 갖추지 못할 때 이를 ‘유명무실 하다’고 말한다.

 

스승은 스승의 구실을 똑똑히 하고 학생은 학생 구실을 제대로 하는 것이 바로 이름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바른 이름을 가진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다 제자리 즉 올바른 자리가 있다.


우리는 각기 제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밥알이 밥그릇 속에 있을 때 아름답지만 얼굴이나 옷자락에 붙으면 아름답지 못하고 추하게 된다. 밥알이 있어야 할 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제자리에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제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제자리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우리 모두는 제각기 어떤 자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모든 인간은 제 각기 자기만의 인생관을 가지고서 제 자리에서 제 빛을 발하며 제 노래를 부르고 자기를 나타내야 한다.


모든 인간은 다 제 구실이 있다. 우리말의 ‘구실’이란 한문으로 옮기게 되면 ‘직분’ 또는 ‘책임’ ‘사명’이라고 했다. 우리 몸이 건강 하려면 몸을 구성하는 사지와 오장 육부가 제 구실을 다 할 때 가능하다. 눈이 보는 구실을 다 하고, 귀가 듣는 구실을 다하고, 위가 소화 하는 구실을 다하고, 심장이 순환 기능을 다할 때 건강해진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제 구실을 제대로 하는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정치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며 올바른 구실을 하고 있는가? 교사는 교육의 장에서 교사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아버지가 가정에서 아버지의 구실을 제대로 할 때, 자녀들이 부모와 형제들 사이에서 구실을 다 할 때 그 가정에는 행복의 꽃이 피고 희락의 훈훈한 바람이 분다. 모든 인간은 다 제 보람을 느끼고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 괴테의 ‘앉은뱅이 꽃의 노래’라는 시에 이렇게 써 있다.


들에 핀 한 떨기의 조그만 앉은뱅이 꽃이 양의 젖을 짜는 순박하고 아름다운 시골 처녀의 발에 짓밟혀서 그만 시들고 만다. 그러나 앉은뱅이 꽃은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다. 악하고 추한 사내의 손에 무참하게 꺾이지 않고 깨끗한 처녀에게 밟혔기 때문에 꽃으로 태어났던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시는 깊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인생의 보람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뜻있는 일 값있는 목적을 추구하고 실현할 때 비로써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진리 탐구에서, 어떤 이는 예술 창조에서, 어떤 이는 자녀의 교육과 성장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 어느 경우에나 높은 목적과 값있는 대상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바치고 일심불란으로 노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 제 자리에서 제 구실을 다하고 제 도리를 다 할 때, 우리는 보람된 인생을 갖는다.

전대영 익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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