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의 문제는 현재 진행형
문재인 의원의 문제는 현재 진행형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4.05.30 14:50
  • 호수 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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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의 세상 읽기

선동과 비방. 이 두 단어는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 끝내는 조직의 붕괴란 비참한 결과를 낳는다. 나라가 위급한 지경에 처했을 때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위기 극복에 나서기보다 선동과 비방으로 정부를 비난하고 국민을 호도하려는 이가 국회에 있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 미래는 암담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요즘 언행은 위 두 단어로 압축된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시종일관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그는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이자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 “대통령과 장관,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다”고 비난했다.
누구나 비통해하고 좌절하고 힘들어 하는 이 때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 지도자라면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힘이 돼주는 말로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는 못할망정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일 박근혜 정부를 비난하고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자기에게 유리하게 몰아가려는 언동을 보면 과연 그가 제1 야당의 대선 후보였던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는 직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했다. 선거에 진 후보는 당과 국민에게 승복하는 게 마땅하다. 지지와 함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당과 국민의 집권욕과 기대를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보는 마땅히 침묵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나라는 선거후유증에서 빠르게 회복해 새로운 국가로 출발할 수 있다. 그런데 문 의원은 그러지 않았다. 1년여 동안 나라 전체를 혼돈과 투쟁으로 몰아넣은 국정원 사건의 중심에서 대선 불복의 성명서를 낭독하는 등 박근혜 정부를 물고 늘어졌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고배를 마신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역시 선거 이듬해에 9·11 테러라는 국가적 참사를 맞았다. 테러 발생 10여일 뒤 연설에 나선 그는 경쟁자였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비상시 군통수권자란 점을 강조하고 “부시는 나에게도 최고사령관”이라며 지지를 표시했다. 또 “미국이 지금처럼 단합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문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는 지인은 “내가 문재인을 찍은 건 그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박근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는 말을 했다. 또 다른 지인은 “박근혜가 대통령 자질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며 “고 박정희 대통령의 가신들이 받들고 있는 ‘박정희 환영’일 뿐이다”는 말도 했다. 문 의원이 선거에서 얻은 1470만표의 성분을 분석하지 않아 모르겠지만-물론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선거 직후 여러 자리에서 비슷한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선 문 의원을 찍은 상당수의 표가 이 같이 갈 데를 못 찾은 ‘어부지리 몰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의원은 졌다. 박 후보의 표보다 적었다. 이 점을 문 의원은 깊이 인식하고 처신해야 한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을 복기한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책에서 패배의 원인으로 “우리가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고 썼다. 그렇게 반성하고 책까지 펴낸 문 의원이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은 채 여전히 선동과 비방만 일삼고 있다. ‘문재인의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하다. 문 의원의 ‘싸가지 없는 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사고를 비롯 계속되는 재난사고로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 보다 여전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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