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에 환경호르몬… 백화점 등 용지 바꾼다
영수증에 환경호르몬… 백화점 등 용지 바꾼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4.06.20 13:42
  • 호수 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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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페놀A’성분 자주 접촉 땐 성기능 장애 등 불러

감열지 영수증 교체 바람… 화장품 파라벤 성분도 유의


호주머니나 지갑 속에 누구나 한 장 쯤은 지니고 있는 영수증. 그런데 최근 이 영수증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 쓰이는 ‘감열지’ 영수증에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함유돼있기 때문.
감열지란 열을 가하면 색이 드러나도록 약품 처리한 종이를 말한다. 이 약품으로 비스페놀A가 쓰인다. 비스페놀A는 인체의 성기능 장애는 물론 성인병을 악화시키고, 어린이의 경우 성 조숙증이나 인지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의심을 전 세계적으로 받고 있는 물질이다.
2011년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발행되는 영수증 27종 중 89%(24종)이 ‘비스페놀A’를 평균 1.2%정도 함유하고 있었다. 영수증을 접촉할 때 묻어나오는 비스페놀A의 양은 0.92 마이크로그램으로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업무자나 임산부 및 영유아 등은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필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은 “아직도 관련 학계에서는 이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비스페놀A는 영수증뿐만 아니라 일부 순번 대기표, 주차권, 극장표 등에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비자는 이를 꼭 인지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비스페놀A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들은 감열지 영수증을 비스페놀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용지로 바꾸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6월 1일부로 비스페놀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영수증 용지를 사용하고 있고,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2년부터 기존 감열지 영수증을 친환경 용지로 교체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용지보다 10%가량의 비용이 더 들지만 비스페놀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고객들을 위해 영수증 용지를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유해물질에 대한 위험은 일상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일부 스킨, 로션 등에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진 ‘파라벤’ 성분이 함유된다. 남성의 경우에는 파라벤이 정자수 감소 및 고환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내 화장품 내 파라벤 기준치는 0.8% 이하이다. 대부분의 화장품 업체는 이 기준을 따르고 있지만, 여러 화장품을 같이 사용할 경우 기준치를 넘어설 위험이 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단 피부조직을 통해 몸에 들어온 유해물질은 단 10%를 제외하곤 그대로 쌓이며, 이것이 혈관을 타고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팬은 가급적 ‘테프론’ 코팅이 돼있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만약 프라이팬을 장시간 사용하거나 과열해 코팅이 벗겨지면 프라이팬 주재료인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코팅제에 들어있는 ‘과불화 화합물’(PFOA)이 우리 몸으로 흡수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PFOA는 동물 실험에서 기형과 간 독성을 유발하고, 성적인 발달을 지연시킨다는 결과가 도출된 물질이다. 심하게는 암까지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체 물질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프라이팬을 사용한 조리 시에는 나무 주걱이나 뒤집개를 사용해 코팅제가 벗겨지는 것을 최대한 막도록 한다. 조리 시 스테인리스 재질이나 철, 옹기로 만든 제품의 사용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작물 등으로 체내에 축적될 수 있는 환경호르몬도 주의해야 한다.
식약청 식품잔류약품과가 2008년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받아놓은 물에 1분 정도 담갔다가 흔들어 준 다음, 흐르는 물에 약 3초~15초 정도 다시 헹궈서 먹는 방법이 농약 제거에 효과적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현대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경로도 다양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제품이나 먹거리 등을 구입하기 전 그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인체 유해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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