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낙상사고 집에서 가장 많이 발생
어르신 낙상사고 집에서 가장 많이 발생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07.04 11:53
  • 호수 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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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안전사고 대처법

독거노인 가스안전타이머 필수… 지자체에 신청하면 무료 설치
바닥재는 미끄럽지 않은 소재로, 현관·복도·계단은 항상 환하게


이 어르신(76)은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됐다. 한 달 전만 해도 번듯한 이층집에 일층은 어르신 내외가 살고 이층은 젊은 신혼부부에게 세를 주어 살고 있었다. 노후의 단란한 행복이 깨진 것은 순식간이다. 다리 골절로 병상에 있는 아들에게 줄 곰국을 끓이다가 가스불이 냄비를 태우고 집 한 채를 태워 버렸다. 아내가 치매 진단을 받긴 했지만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는 경증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터였다. 한순간 방심이 어르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그나마 사람이 다치지 않고, 불이 이웃까지 번지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불이 옆집까지 태웠으면 어쩔 뻔 했누….”
여러 안전사고 중 가스 사고는 당사자뿐 아니라 지역주민까지 가장 두려워하는 사고로 꼽힐 만큼 피해가 막대하다. 평생 모은 재산이 불 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670건의 가스사고가 일어났고, 1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가스사고의 10%는 고령자 가구에서 일어났다.
독거노인이라면, 게다가 치매를 앓고 있다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가스안전타이머를 미리 설치해두면 적어도 가스사고에 대한 염려에서는 해방된다. 가스안전타이머는 과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스 중간밸브에 설치하는 안전장치다. 사용자가 요리 시작 전 가스 사용시간을 미리 설정하면 그 시간이 지난 후에 자동으로 가스배관에 설치된 중간밸브가 닫혀 과열로 인한 화재와 폭발사고를 원천 차단해 준다.

▲ 가스안전타이머를 가스밸브 중간에 설치하고, 요리 시작 전에 시간을 설정해 두면 가스불을 끄지 않아도 자동으로 중간밸브가 닫혀 화재를 예방한다.

가스안전타이머로 화재걱정 차단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08년부터 전국 지자체와 연계해 독거노인 주택을 선정, 가스안전타이머를 무료로 설치해 주고 있다. 공사는 각 지자체에서 독거노인 가구 명단을 제출받아 매해 3월 정도에 무료 설치 대상을 정한다. 따라서 미리 거주지 지자체에 가스안전타이머 설치 신청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정기준에는 소득도 포함되므로 독거노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선정되지는 않는다.
시중에서 구입해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기계식과 전자식이 있으며, 가격은 3만원대에서 20만원대까지 다양하지만 7~9만원대 제품을 선택하면 무난하다.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판매처는 많지만 가스안전시설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선택하면 더욱 안전하다. 가스119(www.gas119.com, 031-837-0365)는 가스누출 경보기부터 치매노인 가스안전용품까지 취급하는 가스안전시설 전문업체다. 하이원 가스타이머 전문몰(www. hioneplus.co.kr, 1644-0146)은 가스안전 타이머 하나만 취급한다.
그렇지 않고 거주지 도시가스회사에 전화로 신청하면 시공비 1만원 정도에 간단히 설치해 준다. 애초에 가스레인지에 센서가 달려 냄비가 타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기제품 동시사용이 화재 불러
낡은 주택은 전기누전사고에 취약하다. 더구나 장마철에는 빗물이 배선 사이로 스며들어 감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침수지역을 지날 때도 감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돌아가야 한다.
전기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첫 번째 요령은 누전 차단이다. 본격적인 장마를 대비해 집안 전기 배선이나 가전제품 내 배선의 피복이 벗겨지지 않았는지 점검해 누전에 따른 감전사고와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누전차단기가 자주 작동된다면 누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전기계량기가 돌아간다면 역시 누전됐을 때다. 전기 시설이 아닌 벽이나 수도꼭지에 전기가 느껴질 때, 전기요금이 갑자기 많이 나올 때에도 누전을 의심해야 한다. 매달 한 번씩은 누전차단기 버튼을 눌러 동작상태를 확인하고 외부 전선 피복이 갈라지거나 벗겨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전기로 인한 화재는 주로 에어콘, 다리미, 전자레인지 등 전기제품을 한번에 과도하게 사용할 때 일어난다. 적정용량을 초과한 전기 사용으로 불이 나는 것을 예방하려면 콘센트 한 개에 플러그를 여러 개 꽂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기 스파크에 의해 발화될 수도 있으므로 전기기기는 사용 후 플러그를 뽑아두고 배전반 안의 먼지, 금속가루 등을 제거한다. 버튼 하나로 전기를 차단하는 멀티탭을 사용하면 편리하다. 전기담요 위에는 이불이나 방석을 올려두지 말아야 한다.
침수지역을 지날 때 지하에 묻혀 있는 전선에서 누전이 되면 맨홀 뚜껑으로 전기가 흐르기도 한다. 비가 내리면 맨홀 뚜껑을 피해 걷고 넘어진 전주, 가로등을 멀리 해야 한다. 정전사고나 전기시설물 파손사고가 났다면 손 대지 말고 한국전력(국번없이 123)에 신고한다.

▲ 장마철 침수 지역을 지날 때는 지하에 매설된 전선에서 전기가 누전돼 맨홀 뚜껑으로 흐를 수 있다. 땅이 물에 잠겼을 때는 전주와 가로등을 피해 돌아 지나가야 한다.

습기많은 곳 미끄럼 방지 매트
노인 안전사고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일어난다. 한국소비자원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고령자 안전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집안에서 넘어져 다친 사례가 가장 많았다. 노인에게는 미끄러운 바닥재가 큰 위험요인이 된다. 가장 조심해야 할 장소는 욕실이다. 미끄러져 머리를 크게 다치면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 욕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처리가 된 매트를 깔고 내부에 날카로운 물건은 없애야 한다. 욕조에 손잡이를 달아 의지할 수 있도록 하고 욕실 입구에는 턱을 없애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계단이 있다면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항상 환하게 밝혀두고 난간을 설치해 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자 위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 회전의자처럼 중심이 불안정한 의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미끄러운 양말이나 슬리퍼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맨발로 다니는 게 더 안전하다.
화재 위험이 높은 부엌에는 어느 장소에서도 경보음을 들을 수 있는 곳에 가스누출 경보기와 화재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 물이 자주 튀는 싱크대 앞에 미끄럼방지 매트를 깔고 자주 쓰는 그릇은 높지 않은 곳에 둔다. 가구 모서리에는 보호대를 씌워 넘어질 때 다치지 않도록 한다.
전립선 비대증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화장실에 자주 가므로 잠자리는 가급적 화장실과 가까운 곳에 마련한다. 전등스위치와 전화도 가까운 곳에 두어 어둡지 않도록 하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침대 주위에는 낙상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카페트나 푹신한 매트를 깔아 둔다.

기상 후 10분 적응하고 일어나야
자기관리도 중요하다. 많은 약물을 복용하면 낙상의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 약물, 항부정맥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간질약 등은 낙상 위험을 높이는 약물이다. 이런 종류의 약물을 복용중일 때에는 이동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천천히 일어나 일어난 채로 10분 이상 적응했다가 일어선다. 일어설 때는 보조기나 지지대를 사용하고 특히 화장실에서는 반드시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난 채 적응하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행여 넘어지더라도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골격계를 강화시켜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

▲ 에스컬레이터 이용시에 청·장년층에서는 드문 낙상사고가 노인에게는 자주 일어난다.

승강기 추락 사고 빈번
최근 5년간 승강기 사고 피해자의 37%가 노인일 정도로 승강기 이용시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고 유형은 단순히 넘어지거나 전동 휠체어 관련 사고가 대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동 휠체어를 탄 채 승강장문과 부딪쳐 승강장 문이 열려 아래로 추락하거나 승강기를 내리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진 사고, 닫히는 승강기에 급하게 타려다 문에 부딪쳐 넘어진 사고, 비상키로 승강장 문을 강제로 열었다가 추락한 사고가 많았다.
전동 휠체어가 승강장문에 충돌하면 승강장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닫히는 문에 뛰어들지 말고 승강장 버튼을 눌러 문이 열린 후에야 탑승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백화점, 마트, 지하철역 등 에스컬레이터 이용시에도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마트에서 쇼핑카트를 밀 때는 수평 보행기보다 가급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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