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이군익 (농협 인천전문대학 출장소)
[효행자를 찾아서] 이군익 (농협 인천전문대학 출장소)
  • 관리자
  • 승인 2007.04.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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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감동시킨 ‘지게 관광 효자’

아버지를 지게의자에 태워 금강산을 등정한데 이어 해발 1545m의 중국 타이산까지 올라 부친의 관광소망을 이룩해 드린 효자가 있어 국내는 물론 중국인들까지 감동시키고 있다.


효행의 주인공은 농협 인천전문대학 출장소에 근무하고 있는 이군익(43) 소장. 이 소장의 부친인 이선주(93)옹은 젊어서 등산 관광을 유난히 좋아했으나 몇 년 전부터는 노령에 다리까지 불편해 등산은 커녕 관광조차 엄두를 못 내고 남의 관광담을 들으며 부러워하는 처지였다.


이 소장은 이런 아버지의 소망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 고심하던 중 지난해 지게를 떠올리고 동대문시장을 뒤져 등받이가 부착된 알루미늄 지게를 구해 그 위에 의자를 설치, 그해 6월 지게의자에 아버지를 태우고 금강산을 올라 가족은 물론,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 산동성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권혁범(47)씨가 타이산 등정을 제의해 왔다.


이씨는 “아버지와 지게를 포함 60㎏을 지고 타이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체력보강이 필요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인근 산을 찾았고, 또 목디스크 치료를 위해 틈틈이 병원을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드디어 아버지를 지게에 태우고 타이산 등정에 성공하자 ‘한국의 효자’란 보도를 시작으로 수많은 신문, 방송이 이씨의 효행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이씨는 “아버지를 지게에 태워 관광 시켜드린 것이 무슨 큰 효도냐”고 반문하며 “단지 재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만은 오랫동안 제 곁에 모셔두고 싶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군익씨의 지게효행은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의 효행은 어머니 김일호(2005년 작고) 여사가 고된 가사노동 끝에 1990년 기관지 천식으로 사경을 헤맬 때부터 시작된다.


병원에서도 희망이 없다하여 집으로 모셔온 어머니를 위해 이씨 7남매는 한의원을 설득해 다른 환지용 약을 얻어다 달여 목에 넘겨드리고 한편으로는 목사님을 자택으로 초청해 세례의식을 치르는 등 효성을 다하자 혼수상태에서 3일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되기도 했다.


2002년에는 강원도 구경을 하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휠체어를 준비하고 추석연휴를 기해 출발했다. 그러나 마침 태풍 ‘매미’가 올라와 갖은 고생과 위험을 겪었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보여드려 소원을 풀어 드렸으며 이씨는 “지금도 그때 한없이 즐거워 하시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런 이씨의 효행에 많은 사람들이 감명, 그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냈으며, 지난 3월 15일 (주)예조서비스에서는 이씨를 초빙, 효행 체험담을 듣는 시간을 갖고 가정행사비용으로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예조서비스 산하 가정돕기사회운동협의회 김동식 회장은 “이기주의와 핵가족시대로 인해 효가 실종되고 있는 이때 이군익씨의 눈물어린 효심은 많은 사람들을 감격시켰을 것”이라며 “진정한 효심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큰 교훈을 주었다”고 칭송했다.


이군익씨는 현재 아버지를 모시고 팔도유람을 하기위해 준비 중에 있다. 그는 “작년 타이산 등정 이후 아버지 건강이 부쩍 좋아지셨다”며 미소 지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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