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은 절반만 맞았다”… 30년 지난‘굿모닝 오웰’
“오웰은 절반만 맞았다”… 30년 지난‘굿모닝 오웰’
  • 관리자
  • 승인 2014.07.25 14:39
  • 호수 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남준아트센터,‘굿모닝 미스터 오웰’기념전
▲ 백남준이 기획한 위성 텔레비전 쇼‘굿모닝 미스터 오웰’. 사진=백남준 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가 백남준의 기념비적인 위성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3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17일부터 기념전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를 열고 있다.
조지 오웰은 1949년 원격 통신과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암울한 미래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발표했다. 오웰은 책을 통해 1984년이 되면 매스미디어가 인류를 지배하리라는 비관적인 예언을 했다.
하지만 백남준은 오웰의 말이 “절반만 맞았다”며 매스미디어의 긍정적 사용을 보여주기 위한 위성 텔레비전 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한다. 이에 4개국의 방송국이 협력해 음악, 미술, 퍼포먼스 등 경계 없는 예술을 동시에 선보였다.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 등지에 생중계되었으며 약 25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생방송 쇼는 예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처럼 과거의 미래였던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함께 예술이 매스미디어와 글로벌 네트워킹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킬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는 작가 16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영국으로 망명한 모나 하툼은 ‘너무나 말하고 싶다’라는 영상에서 불연속적 이미지와 전화선을 통해 연속적인 소리를 전달하는 ‘슬로우 스캔’ 기술을 이용해 불완전한 이미지와 달리 지속적으로 내는 목소리를 통해 저항의 태도를 전한다.
송상희는 이상향을 꿈꾸며 만들어놓은 도시의 건물, 공원 등의 현재 모습을 가감 없이 영상에 담지만 그 위에 오웰의 ‘1984’와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과 SF 소설에서 따온 구절들을 넣어서 기묘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질 마지드는 영국 리버풀의 감시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가져와서 한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퍼포먼스와 미디어 아트의 독특한 결합을 실험해온 미국 작가 리즈 매직 레이저는 ‘반(半)-공공 공간’이라는 개념을 들어 공공성을 표방하는 미디어가 사적인 뉘앙스를 전달하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이밖에 전시는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관련된 각종 큐시트와 스크립트, 백남준과 마찬가지로 원격통신을 이용한 예술적 실험들을 보여주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카페’ 등을 선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