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자 이야기
대선후보자 이야기
  • 관리자
  • 승인 2007.04.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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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훌륭한 정치인,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 그리고 국가를 지탱하는 정치기구와 법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정치기구와 법률은 정태적(情態的) 차원의 내용이고 정치인과 국민의 정치수준 등은 동태적(動態的) 차원의 과제다.


우리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국가란 무엇인가’ ‘지도자는 누구인가’라는 정태적 차원보다, ‘국가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실상 지도자는 누구인가’라는 동태적 영역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들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 출마는 공당(公堂)의 공천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서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그리고 앞으로 4900만명의 행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현안문제인 북한 핵문제, 미국과의 상호협력 문제, 부동산 문제, 경제 불황 문제, 청년실업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등이 관심의 대상이다.


지금 뛰고 있는 대선주자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보수 내지 중산층 정도를 대변하는 듯한 언행을 하고 있는 지도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보 내지 영세민 그리고 청년층을 대변하는 듯한 말을 하고 다니는 지도자이다.


이 두 지도자 유형 중 어느 사람을 선택하는가는 국민의 몫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일방적 개발논리와 민주화의 소용돌이를 다 같이 어우르는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선 후보는 국민에게 자신의 소신이 담긴 정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약이다. 그런데 후보 주변에 있는 학자 몇 사람이 정리해 준 것을 공약이라고 내거는가 하면, 타 후보가 내건 공약을 조금 각색해서 내놓는 후보도 있다.

 

예를 들어 노인일자리를 30만개 만들겠다는 후보가 있으면 50만개 만들겠다고 하고, 노인복지 예산을 전 예산의 1%로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 1.5%로 하겠다는 식으로 베끼는 것이다. 물론 국민들에게 잘해 주겠다는 공약은 바람직하지만 시기와 질투가 밑바탕이 된 공약은 지켜지지도 않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대선 후보는 정치적 상징조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말해 사진기자를 의식한 일종의 쇼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청중들 앞에서 아기를 안고 웃는 모습이라든가, 기타를 치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감성적인 모습, 또는 노인복지지관에 가서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을 웃기게 하는 작태다.

 

대선 후보가 평소에 어린아이를 업고 다닌다거나, 불쌍한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면 모르겠지만, 왜 하필 후보로 나설 때만 이런 모습을 보여서 일종의 상징조작을 펴고 있는가.


상징조작은 이성적인 면에 호소해 국가의 청사진·통계자료 해석·방향 설정 등을 제시하는 방법(크레덴다)과 감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방법(미란다)이 있는데, 우리나라 후보들의 상징조작은 후보마다 비슷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대선 후보에 나서는 사람은 첫째, 한국호(韓國號)라는 큰 배의 선장으로서 전 국민에게 창조적·발전적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속이 보이는 단식 농성이나 하면서 국민에게 인기 영합을 꾀하는 꼼수로는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둘째, 대선 후보는 뚜렷한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의 ‘교도민주주의’(Guide democracy), 인도 네루 수상의 ‘제3세계’ 이념, 이집트 나셀 대통령의 ‘범아랍 민족주의’,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뉴 프론티어’ 정신, 미국 린돈 B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프랑스의 영광’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은 구호는 그럴 듯하게 내걸었지만 내용은 없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에는 문민이 없고,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에는 국민이 없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는 386세대 몇 명만 참여했지 일반 국민은 소외되었다.


셋째, 지도자는 국민에게 권리의식과 함께 의무도 강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는 자기 권리만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사람만 있고, 묵묵히 의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차기 대통령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갖가지 다른 악기의 소리를 잘 조화시켜서 훌륭한 심포니로 연출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바람이 더 있다면 그동안 이 나라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노년세대의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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