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병원일수록 항생제 남용
작은 병원일수록 항생제 남용
  • super
  • 승인 2006.08.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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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균 생겨 꼭 필요한 증상에만 신중히 처방해야

종합전문병원 68.61~78.51%·의원 95.34~96.72%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감기환자에게 항생제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전국 병·의원 급성상기도감염(감기) 항생제 처방률 공개’ 자료에 따르면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상위 4% 가운데 종합전문병원은 68.61~78.51%, 종합병원은 79.47 ~82.88%, 병원 83.73~87.19%, 의원 95.34~96.72%로 규모가 작을수록 항생제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43%, 네덜란드 16%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고, 심지어 말레이시아의 26%보다 높은 수치다.

 

항생제는 고열 등 세균감염에 의한 증상에 쓰이는 약품으로 일반적인 감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증상에 처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점점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급성상기도염이라도 꼭 필요한 증상에만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참여연대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신청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감기 항생제 처방률 상하위 의료기관의 명단과 처방률을 공개하라”고 판결한데 따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종합전문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18.55%), 서울대병원(21.38%), 아주대병원(24.12%) 등은 처방률이 낮은 반면 한림대춘천성심병원(79.92%), 원광대부속병원(79.75%), 가톨릭대성모병원(64.99%) 등은 항생제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의 경우는 안양 한성병원(4.81%), 서울 강남구 우리들병원(9.38%),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14.40%) 등이 적게 쓰는 것으로 밝혀졌고, 철원길병원(81.94%), 서울 양천구 제성병원(81.66%), 경남 창원 사회복지법인 동하한마음병원(80.76%) 등이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를 신청한 참여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환자의 알 권리와 진료선택권을 보장한 것이자, 의료기관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억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참여연대는 또 “환자들의 선택권과 알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 서비스 질 평가 결과, 주사제 처방률, 자연분만율 등 다양한 정보가 보다 상세히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장 및 전국병원장은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상기도감염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전체 상기도감염환자의 약 4.8%에 수준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환자마저도 절대다수가 1차 의료기관에서 의뢰된 중증환자임을 고려할 때 병원급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빈도는 통계적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또 “이와 같은 취지에서 지난 1월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빈도를 제외하고 공개키로 한 결정이 정부당국에 의해 훼손된 점에 대해 병원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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