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은 ‘법정급여’… 예산 없다는 말은 걱정할 필요 없어요”
“기초연금은 ‘법정급여’… 예산 없다는 말은 걱정할 필요 없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5.01.05 09:36
  • 호수 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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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후보 1위… 철도파업 등 현안 풀어가는 정치력 지녀
공무원연금 개혁에 어르신 협조 부탁… 노인복지청 설립 국회도 동감

김무성(64)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골목대장 자처하고 싸움을 했다하면 늘 이겨 ‘무대’라고 불렸다고 한다. ‘무성 대장’의 줄임말이다.
TV를 통해 보는 김 대표는 낮은 톤의 느린 말씨에 무표정하고 느긋한 자세이다. 그래서인가. 김 대표는 지난해 철도 노조 파업 등 복잡한 정치적 현안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끈기와 진중함의 정치력을 보여주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 1위로 꼽히는 김 대표에게 최근 정치 현안부터 노인복지정책, 가정사까지 전부 들었다.

-외모는 대장 같은데 성격도 그런가.
“섬세하고 치밀하고 그래요. 숨기는 거 못하고 거짓말도 못해요. 그러니까 이게(정치) 안되는 거지. 저는 사업할 때도 사기 많이 당했어요.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그럴 듯하게 얘기하면 속아서 돈 주고 그랬어요. 돌이켜 보면 제 성정에는 예술가가 맞았을 거 같아요.”

-경제가 최악이다. 대한노인회도 최근 기업인 가석방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라는 차원에서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요. 청와대에도 이런 뜻을 전하려고 해요.”

-당 대표가 된지 5개월이 넘었다.
“전당대회 때 당 대표로 출마하면서 보수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보수혁신특위를 발족했어요. 우리가 가진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혁신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공무원연금개혁 같은 일이 큰 일 중 하나이지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는 있나.
“연금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간 53조원의 적자를 국민세금으로 부담하게 돼요. 시간이 지나갈수록 미래세대에게 막대한 빚을 물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겨야 할 정당의 존재이유까지 버리고 표 떨어질 각오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애국심의 발로로 추진하는 일입니다.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어르신들도 많은 홍보와 협조 부탁드립니다.”

-노인 상당수가 빈곤층이다. 원인은?
“한국경제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득취약 노인가구가 2006년 72만 가구에서 2013년 148만 가구로 증가해, 소득취약 가구 중에서도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노인 빈곤이 심화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은퇴로 인해 근로소득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고령화도 문제다.
“맞습니다. 은퇴 이후에 제2의 직업생활을 계속할 수 있으면 근로소득의 급격한 저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겠지만, 고령화가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 우리 사회가 아직 여기에 준비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와 사회단체가 노력은 하지만, 국가 살림형편상 어르신들께 유럽 복지국가들처럼 높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노인 자살률 역시 OECD국가 중 1위다.
“신문 지상에 어르신들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가 날 때마다, 한 개인으로서나 집권당의 대표로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흔히 4고(苦)에 시달리고 있다 합니다. 빈곤, 질병, 고독, 무위가 그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인 자살률을 높이는 근본 원인일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사회변화 속도가 너무나 빨라 전통적인 가족적, 사회적 유대의 망도 같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르신이 홀로 고립돼 쓸쓸한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보니 노인 자살률이 더 높아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결책이라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금 저출산·고령화와 관련해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노력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동참도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이 평생 쌓아올린 능력과 경륜이 보람된 일에 사용되도록 자원봉사의 장도 많이 열려야겠고, 어르신들이 고독감을 느끼지 않도록 종교단체와 봉사단체 같은 곳에서 배려와 소통의 손길도 더 많이 내밀어야겠습니다. 가정을 포함해 노인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수준에서 사회적 연대성을 강화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당 차원의 노인복지정책을 소개해 달라.
“어르신들의 소득안정을 위해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지난해 7월부터 작은 용돈이지만 월 20만원씩 어르신들께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동네 전국 모든 병·의원에서 독감예방접종을 편하게 받으실 수 있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능활용형 일자리 사업, 노인일자리 운영지원, 치매관리 및 어르신 실명예방관리를 위해 예산을 대폭 증액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기초연금을 못준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기초연금은 법정급여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입법화하고 법으로 정해진 급여예요. 지자체에서 예산이 없다고 해도 예비비나 추경편성을 통해 반드시 집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국가가 어르신들에게 약속한 사항인 만큼 기초연금을 못 받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노인 나이를 70세로 상향 조정하자는 말이 나온다.
“이제 60대를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100세시대입니다. 기초연금 수령이나 공기관 등에서도 정년퇴직 연령이 60세에서 65세로 조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상향조정하면 각종 복지제도를 바꾸는 등 사회적 혼란과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무성 대표 부친 김용주 씨는 해방 후 전남방직·신한제분을 운영했고 대한해운공사 사장을 지냈다. 따라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동고,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26세에 부친이 경영하는 ‘동해제강’ 상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9년 10·26 당시 사업에 실패한 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 창립멤버로 정치인생을 걸었다.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 대통령 민정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15·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김 대표 집안은 예술가 집안이다. 부인은 피아니스트 최양옥씨로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이다. 장인은 5선 의원(남해)이다. 두 딸은 디자인을 전공했고, 아들은 ‘고윤’이란 예명으로 배우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는 어떻게 하게 됐나.
“어릴 적 아버지가 고향인 경남 함양에서 민의원에 출마해 선거일을 도왔어요. 인쇄소에서 선거홍보물이 오면 친구들이랑 그걸 접어 트럭 타고 홍보물 나눠주고 선거 유세도 듣고 그랬지요. 고등학교 때는 삼선개헌반대 데모도 주도했고요. 김영삼 전 대통령 따라다니며 민주화 투쟁한 끝에 정치판에 들어오게 됐지요. 아버지는 절대 정치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국회의원들 세비만 챙긴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 국회의원들 쉴 시간도 없이 열심히 일해요. 24시간, 365일 일합니다. 밤 12시까지 전화 빗발치는 건 기본이고 주말에 모두 놀 때 국회의원들은 전부 지역구 내려가서 일하거든요. 1월 1일 노는 줄 압니까. 국립묘지 가야죠(웃음). 크리스마스 같은 날엔 좋은 일 하러 간다고 평소보다 더 바빠요.”

-‘노인복지청’ 설립에 대한 의견은?
“고령화 시대에 노인복지청 설립에 대해 우리 새누리당은 충분히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청 설립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정부조직법 체계를 비롯해 광범위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중대한 사안입니다. 지금 국회에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종로 파고다공원에 노인들이 하루 2000여명이 모인다고 한다.
“파고다공원이 아직 미흡한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축도인 만큼, 노인복지가 강화되면 이 문제도 조금씩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이것이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이지만, 노인의 4苦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파고다공원은 오히려 어르신들의 긍정적 소통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경로당이 좋아져야 한다.
“우리 당은 정부와 함께 경로당 냉난방비, 양곡비 지원을 위해 총 596억원을 반영했습니다. 어르신들이 담소도 나누고 TV도 보시고 간식도 나눠먹는 정감 있는 경로당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신년 덕담 한마디 부탁드린다.
“어르신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위대한 세대입니다. 정부와 저희 새누리당은 어르신들이 나라를 위해 흘린 구슬땀에 걸맞은 노후의 삶을 보장하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눈에 다소 느려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질책해주시고 성원해주십시오. 평화와 행운을 상징한다는 양의 해를 맞아,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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