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의 적 ‘대인공포증’
사회생활의 적 ‘대인공포증’
  • 박영선
  • 승인 2007.05.0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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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해결책

직장인 이모(35세)씨는 평소 소극적이고 얌전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일할 때 심하게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옷차림과 외모에 대해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늘 긴장의 연속이다. 이렇듯 타인의 부정적인 반응을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불안 속에 가두는 것을 ‘대인공포증’이라고 한다. ‘성격 탓’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사회생활에서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는 ‘대인공포증’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박상진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가장 흔한 정신과 질환 중 하나, ‘수줍음’과는 달라=‘대인공포증’의 정식 병명은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으로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수줍음과는 다르며,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나쁘게 볼 것’에 대한 두려움이 주된 원인이 된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명확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단정하고 불안해하며, 결국 중요한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주게 된다.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2~3%가 이 병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에서의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13.3%가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로 사춘기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에 발병하며, 친구를 사귀거나 직업 또는 결혼생활을 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불안을 줄이려고 술에 의존하다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서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일생동안 증상이 지속된다.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매우 흔하고 다른 정신과 질환과 비슷해 오히려 진단이 쉽지 않으므로 정신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 효과적=인지행동치료는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를 통해 생각과 행동을 함께 교정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방법이다. 개인치료와 집단치료가 있는데 집단치료가 더 효과적이다.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 대화하고 지적하며 관찰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사람의 60~85%가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이런 결과는 시간이 지나도 많이 감소하지 않아 약물치료에 비해서 재발률이 낮다고 한다.

 

약물치료는 크게 항우울제와 벤조다이아제핀(Benzo diazepine) 계열 약물, 그리고 교감신경차단제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치료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난다. 특히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은 복용한 후 30분에서 1시간이면 불안이 감소한다.

 

특정 신체증상(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므로 발표나 시험 등의 직전에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약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회복된 후에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박상진 과장은 “약물치료의 경우 스스로 노력은 하지 않고 약에만 의존하게 되어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대인관계에서 지나친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사회공포증 치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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