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옮겨놓은 듯한 고문단 신년회
대한민국 정부 옮겨놓은 듯한 고문단 신년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5.02.27 10:44
  • 호수 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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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을 며칠 앞둔 2월 13일,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하림각에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모여 들었다. 대한노인회 고문단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성균관대 총장을 역임한 현승종(96) 전 국무총리가 부축을 받으며 3층 연회장에 들어섰다.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힘겨워보였지만 행사 시간에 정확히 맞춰 나타났다. 현 전 국무총리는 사각 형태의 테이블 상석에 앉았다. 그 오른편으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양대길 영우통산 회장이, 왼편에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 정원식·정운찬 전 국무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남상해 하림각 회장 등이 나란히 앉았다. 원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레 독일 바이체커 대통령 조문 사절로 가게 돼 부득이 불참했다.
헤드테이블 양옆으로 이상희 전 건설부장관,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회장(전 대통령 외교특보보좌관), 서정권 전 해군제독,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정해걸 새누리당 실버복지위원장(18대 국회의원),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 곽정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11대 국회의원), 김영구 16대 국회의원, 홍순직 서울컨트리클럽 이사장, 조지현 한국노인복지선교협의회 회장, 조래원 전 헌병감, 임덕규 11대 국회의원, 도동환 민족문화영상협회 회장, 이돈섭 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김은구 대한언론인회 이사, 김진권 전 서울고등법원장, 이정익 서광종합개발 대표이사, 박숙희 고 안필준 회장 부인, 김숙희 전 교육부장관, 최성원 백강그룹 회장, 김민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전 중앙대 총장) 등이 자리했다.
3명의 총리, 국회의장, 장관, 고위 법관, 대학 총장, 대기업 총수… 대한민국 정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이들이 바로 대한노인회 고문·임원들이다. 이들의 존재감으로 인해 대한노인회의 위상과 인적 네트워크, 잠재적 파워 등이 짐작됐다.
참석자들은 점심식사를 하며 한사람씩 차례로 덕담을 들려주었다. 이에 앞서 이 심 회장이 노인교육원 건립서부터 해외지부 지원까지 대한노인회의 다양한 사업을 보고했다. 고문들은 “이 심 회장이 열심히 일을 해 대한노인회가 예전과 상당히 달라졌다, 대한민국 노인들의 미래가 밝다”고 입을 모았다.
최성원 회장은 “내가 일본에서 부동산 개발로 돈 많이 벌어 고아원을 돕기 시작해 요즘은 한해 700명을 돌본다”며 “이 심 회장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른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돕고 싶다, 대한민국 복지 위해 조금은 돕고 가는 게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문들은 특히 노인교육원 건축비 700억원 제공 및 300억원 상당의 저서를 기증한 이중근 회장에게 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는 “이중근 회장이 펴낸 ‘6·25 전쟁 1129일’ ‘광복 1775일’ 등을 책상 옆에 두고 보며 존경도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고, 김은구 이사는 “원로 언론인들이 이 회장의 방대한 저서에 감탄하며 글 쓸 때 참고한다”고 말했다.
이 심 회장은 이 자리에서 노인회 발전에 고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이 심 회장은 “올해 캐나다·일본·중국 등에 해외지부를 만들 계획”이라며 “4월 일본 방문 때 일본 전직 총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도 총리님이 가셔서 한일 관계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2시간여 동안 행사가 치러지는 동안 백수를 눈앞에 둔 현승종 전 국무총리의 건강이 우려됐으나 현 전 총리는 비스듬히 의자에 기댄 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고문들의 덕담을 들으며 이 정도 수준의 인적 인프라와 열정이라면 대한민국 노인의 복지와 미래가 든든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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