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와 교양, 노인생활의 필수
품위와 교양, 노인생활의 필수
  • 관리자
  • 승인 2007.05.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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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할 때마다 아들은 어머니가 고와보이지 않아서 불만이고, 어머니는 아들의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 어머니가 재벌총수의 사모님처럼 곱기를 바라고 내 아들이 성공한 신사처럼 점잖기를 바라는 것이다. 40대 아들과 70대 어머니의 속마음이다.


그런데 내리사랑이라고,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마음이 더 크다. ‘늙어 곧 죽을 몸 나는 어찌돼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아들이 빛나 보인다면 행색이 남루한들 대수인가. 이 경우 부모로서는 참으로 드라마틱한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이때 굳이 행색이 남루해야 할까. 자식이 부끄럽게 여기면 안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니 젖혀놓고, 혹 자식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길에 버려진 고령의 할머니가 경찰에서 자식을 탓하지 않고 자식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뜻이 무엇이겠는가.

 

품안엣적의 자식이라고 나이가 들면 자식의 눈에 부모의 허물이 보이고 부끄럽게 여겨지는 법이다. 남 보기에 점잖고 교양이 있어 보여야 자식들이 부모를 자랑하고 싶어 하고 함께 나들이하고 싶어 한다.


또 한번의 어버이날,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약간의 교양 정도는 노인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할아버지가 불편할까 걱정되어 양식당에서의 외식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정이 많이 있다.

 

피자와 햄버거가 입에 맞지 않아도 그것을 좋아하는 손자들을 위해서 ‘오늘은 피자가 먹고 싶구나’라고 말하는 센스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볼 것을 권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더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자식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집안을 정갈하게 하고 맛난 음식을 장만하는 일은 부모로서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기쁘고 신나는 일은 온 가족이 모여 대화할 것을 대비하여 이야기 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세대간 정서적 단절감이 크지만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해 신문이나 잡지, 텔레비전 등을 통해 미리 공부한다면 대화가 어렵지 않다.


건강하거라, 밥 잘 먹어라 하는 식의 말은 10분도 지루하다. 요즘 무슨 야채가 몸에 좋더냐, 노인들한테 좋은 운동이 무엇이냐고 묻거나 의논해야 말이 되고 대화가 된다.

 

고급 프랑스식당에서 스테이크 먹는 법, 포도주 마시는 법, 부동산 투자, 주식투자, 사교육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등 화제가 될만한 것을 생각해 두었다가 가족이 모일 때마다 묻고 배우려고 하면 대화가 잘 되기도 하거니와 자연스럽게 며느리나 손녀를 칭찬을 할 수 있고, 현대문명 생활에 필요한 당신의 교양도 풍부해진다.


나이가 들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자식한테 보살핌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배우기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후에 필요한 교양을 자식한테 배우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노인한테 진실로 필요한 교양이다. 품위 있으려면 배우고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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