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비애
피노키오의 비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4.03 10:45
  • 호수 46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은 두 명의 ‘배신’으로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마감됐다. 한 명은 ‘그것이 알고싶다’, ‘먹거리 X파일’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PD 이영돈이고 다른 한 명은 최근 떠오르던 한 여자 가수이다.
이영돈은 3월 15일 jtbc에서 방영된 ‘이영돈PD가 간다’ 그릭요거트 편에서 국내에는 제대로 된 그릭요거트가 없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방송에서는 한 그릭요거트 판매업체를 잠입 취재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업체는 방송 내용과 달리 제대로 된 그릭요거트를 제조‧판매했고 방송협조를 거부하자 이를 악의적으로 몰래 찍어 내보냈다고 반박했다. 잘못을 인지한 이영돈은 22일 방송에서 이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를 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문제는 26일 재발했다. 이영돈이 요거트 광고를 찍은 것이 알려져면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그릭요거트 업계를 비판했던 그가 버젓이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광고를 찍어 스스로 진정성을 훼손했다. 이영돈이 출연했던 모든 방송은 방영이 중단됐고 그가 과거에 보도했던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난 것도 덩달아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영돈 사건이 잠잠해지기도 전인 27일에는 ‘여가수의 반말 동영상’으로 인터넷이 또다시 달아올랐다. 지난 2월 ‘여배우 욕설 사건’의 피해자였던 여가수가 오해를 일으킬만한 원인을 제공했음을 밝혀주는 동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모 방송 촬영 도중 여배우의 욕설사건이 알려졌고 여배우는 상대 여가수가 먼저 반말을 해서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일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여가수가 이를 반박하고 모 매체에서 사건 현장이었던 제주도를 방문해 여배우가 입에 담을 수 없던 욕을 했다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여배우는 궁지에 몰렸다. 결국 여배우는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했고 여가수가 불쌍하게 피해를 입었다는 동정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동영상 공개 후 여론은 반전됐고 대중은 여가수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직까지 여가수는 묵묵부답이다. 최초 사실이 알려졌을 때 여가수가 좀 더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밝혀 해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유승준은 군대에 가겠다고 꾸준히 밝히다 돌연 미국 시민권을 따 국내에서 영구 추방됐다. 마약, 음주운전, 도박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금방 복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대중은 다른 무엇보다도 거짓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진실함을 잃은 피노키오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수 있을까. 현재로는 꽤 어려워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