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국민생활과 직결돼 막중한 사명감… 기초연금 시행 가장 큰 보람”
“복지는 국민생활과 직결돼 막중한 사명감… 기초연금 시행 가장 큰 보람”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5.04.10 10:56
  • 호수 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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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인터뷰

재능나눔활동 사업은 대한노인회 노노케어가 토대… 지원 계속 늘릴 것
37년간 즐겨온 담배 끊기 쉽잖아… 국민과의 약속이니 꼭 성공하려 노력

나라 살림에서 보건복지 분야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돌파한 게 올들어 2년째이고 복지 정책 하나하나에 민심이 요동칠 정도로 민감하다.
별 노후 대책 없이 노년을 맞이한 현 노인세대에게는 복지가 생명의 젖줄과 같다.
비록 격심한 논쟁과 난산을 겪었지만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제가 시행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기초연금을 놓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는 와중에 취임해 난제를 극복하는 뚝심을 보였다. 또한 복지의 현장에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성실함과 함께 올들어 금연 결심을 밝히고 실천해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본지는 복지정책의 수장으로서 1년 5개월째를 맞이한 문형표 장관(58)을 만나 노인복지 정책의 방향과 각종 노인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장관에 취임한지 17개월째다.
“취임 이후 ‘국민행복’이란 국정기조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소통과 민생안정에 중점을 두고 각종 정책과제를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가 수행하는 일들이 방대하고,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업들이 많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어요. 특히, 복지는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적 상황에 의해 하나의 시대정신이 됐고 국민들의 눈높이와 요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갖고 보건복지부 전 직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면서 업무를 추진해 왔습니다. 복지부는 한정된 재원과 첨예한 이해관계들을 슬기롭게 조정하고, 수많은 과제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막중한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가장 보람된 일은.
“사실 그간 추진한 여러 과제들 하나하나가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기 때문에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취임 당시부터 사회적 관심이 가장 집중되었던 기초연금 시행과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보건의료산업의 세계진출 성과가 하나하나 실현되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초연금제는 잘 되고 있다고 보는지.
“작년 말 기준 총 433만명의 어르신들께 매월 최대 20만원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금은 국민들이 안정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노후 소득보장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 할 수 있어요. 외국에 비해 도입된 지 얼마 안돼 미성숙한 국민연금(1988년 도입)을 보완해 어르신들의 안정적이고 기초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우리나라에서 기초연금은 현재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모든 국민들에게도 불안감을 덜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해 기초연금 수급자 어르신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기초연금이 생활에 보탬이 되어 만족한다’는 응답이 93.8%, ‘잘 도입했다’는 평가가 96.5%로 나온 것으로 볼 때 매우 긍정적입니다.”

-몰라서 못 받는 분들은 없어야 할 텐데.
“그렇습니다. 기초연금은 필요한 어르신들이 빠짐없이 꼭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 복지부는 곧 만 65세가 될 분들에 대해 기초연금을 잊지 않고 신청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와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지자체, 국민연금공단 등과 협력해 주민등록상 거주불명으로 등록된 어르신들을 발굴해 신청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어요. 설령 기초연금을 신청했다 탈락하더라도, 선정기준 등 변동사항이 생긴 경우 다시 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를 조사해 안내할 방침입니다.”

-노인 재능나눔활동 지원 사업이 활발하다.
“이 사업은 노인 스스로 노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노인복지모델입니다. 대한노인회에서 2013년 노노케어(노인이 노인을 돌봄)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어르신 중 다양한 재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취약노인을 발굴하거나,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교육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죠. 지난해 어르신 3만명이 3개월간의 재능나눔활동 시범사업에 참여했는데 사회적 호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올해엔 참여자와 활동기간을 늘려 3만7000명에게 6개월간 활동기회를 드릴 계획입니다. 향후 노인 세대로 유입될 높은 학력과 경험을 갖춘 베이비부머들이 노인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세대 간 소통을 통한 갈등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계속 확대하려 합니다.”

-원격의료 사업을 추진 중인데.
“원격의료는 만성질환자들의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국민의 의료이용 편의를 도모하고자 도입하려는 겁니다. 섬이나 산골에 사는 분들이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몇 시간씩 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돼요. 특히 장애인의 경우 근처에 의원이 있어도 그게 2층 이상에 있고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병‧의원에 가지 않고도 의사로부터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효과적이겠어요. 원격의료는 이러한 취지로 도입하고자 하는 거예요.”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반국민이나 의료계 등에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나 의료의 안전성 등을 우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 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의료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형태로 도입하려고 해요. 진료는 대면진료가 기본이고, 원격의료는 의사와 환자의 선택과 합의를 통해 대면진료를 보완‧보충하기 위해 실시하는 거죠.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그 결과 또한 입법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계와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습니다.”

-올해 초 금연을 선언했다.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정부가 시행하는 금연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헌데 37년간 즐겨온 것을 하루아침에 끊기가 쉽지 않았어요.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 적잖아 무의식적으로 담배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국민과의 약속이니만큼 금연에 꼭 성공하려 노력 중입니다. 어르신들도 건강을 위해 금연하시길 권합니다. 담배에는 4000여 종의 화학물질과 60여종의 발암물질이 있으며, 이는 폐암, 후두암, 폐기종 등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금연은 반드시 필요해요. 전문가들은 한두 번 실패했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금연을 생각한다면, 가까운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니코틴 의존증 검사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각종 금연 보조제도 무료로 제공해요. 연초에 세종시 인근 보건소에 마련된 금연 클리닉에 가서 직접 금연 상담을 받아 보았는데, 금연 클리닉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매우 잘 짜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후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있다면.
“소득 활동기에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노후에 연금을 지급받아 적정소득을 보장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노후 준비입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하고 노후에 보다 많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영세사업장(10인 미만) 저소득 근로자에게 연금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을 확대하고 경력단절 전업주부 등 446만명에 대해 추후납부를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 중입니다. 또 실직 후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에게는 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딧을 금년 7월부터 시행할 것입니다.”

-백세시대가 창간 9주년을 맞았다.
“시니어신문 백세시대의 창간 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백세시대가 어르신들의 알권리 충족과 의사표현의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정부와 사회구성원을 연결하는 훌륭한 매체로서 어르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든든한 벗이 되며 세대 간의 통합을 이루는 가교역할도 기대합니다.”


◇문형표 장관 약력
△서울고 △연세대 경제학과,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행정관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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