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불청객 ‘구내염’ 환절기에 더 심해진다
입속 불청객 ‘구내염’ 환절기에 더 심해진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5.04 09:49
  • 호수 4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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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염 증상과 예방법

면역력 약한 어르신에 ‘취약’… 5년간 구내염 환자 22% 증가
“심할 경우 구강궤양 등으로 발전…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 들여야”

김 모씨(69세)는 구내염 때문에 며칠 째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음식을 먹다가 무심코 입 안 점막을 씹어 쓰리고 아파서 한참을 고생한 경험은 있지만 이처럼 입 안이 허는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조금만 피곤하다 싶으면 통증은 더 심해지는데다가 약도 큰 효과가 없고, 그 통증이 몇 주 동안 지속돼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다.
김씨처럼 조금만 피곤해도 입 안이 허는 구내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구내염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구내염 진단 환자는 81만2000명에서 98만9000명으로 21.8% 증가했다.
구내염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으로 입 안 점막(혀, 잇몸, 입술과 볼 안쪽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보통 콩알만한 크기의 궤양이 입안 곳곳에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는데, 대부분 1~2주가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심한 경우 한 달 이상 지속될 수 있다.
특히 환절기에는 우리 몸이 에너지 부족상태에 빠지면서 몸 전체적으로 손상된 부위를 재생할 힘의 여유가 없어져 입안이 헐어도 아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 궤양성 구내염은 염증이 원형 또는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깊이가 얕고 작다. 수포성 구내염은 입에 수포가 생기고 통증을 동반하며 미란성 구내염은 모양이나 크기가 다양하고 표층에 수포, 미란, 출혈 등의 소견을 보인다.

구내염의 정확한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닌 면역력 저하에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평상시에는 잠복해 있다가 우리 몸이 약해졌을 때에만 활발한 활동을 해서다.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이나 아이들에게 구내염이 잘 발생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구내염은 궤양성 구내염인 아프타성 구내염·헤르페스성 구내염과 미란성 구내염인 칸디다증, 수포성 구내염인 편평태선 등이 있다. 구내염 환자 60% 정도는 아프타성 구내염 증상을 보이는데 1cm 미만의 하얗고 둥근 염증이 잇몸, 입술 안쪽, 혀 등에 1~3개 보인다면 아프타성 구내염으로 볼 수 있다.
입술과 입술 주위, 치아와 가까운 잇몸에 2~3mm 크기의 물집이 여러 개 모여 나타나고 통증이 심하면 헤르페스성 구내염이다. 흡연자에게 잘 나타나는 편평태선은 염증이 그물 모양으로 생겼으며, 구강건조증이 있는 사람이 혀가 전체적으로 하얗거나 붉게 변하고 표면이 매끈해지면 칸디다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구내염은 보통 1~2주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염증 때문에 식사도 하지 못 할 정도로 괴롭다면 구내염 종류에 따라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구내염을 치료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잦은 구내염은 ‘큰 병’을 알리는 신호일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입병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피로가 심하고 구내염이 열흘 이상 지속되는 경우, 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구내염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면역력이 이미 위험수준에 있는 것이므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송창면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구내염 환자들은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구내염은 단순히 입안이 허는 문제가 아니라, 몸에 언제든지 새로운 질병이 나타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해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병력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구내염 증세만 있었지만 어떤 특정 시기나 사건을 겪으면서 만성피로증후군, 베체트병(구강궤양), 섬유근육통, 아토피, 습진 등 전혀 다른 질병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구내염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하면 참기 보다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식사를 천천히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급하게 먹거나, 먹으면서 대화를 하면 입안에 상처가 생길 위험이 크다. 또 견과류, 과자류, 짜고 맵고 자극이 강한 음식은 구강점막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양치질로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급적 금연을 하는 것이 좋으며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자주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면 구내염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틀니를 착용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치약으로 틀니를 닦으면 치약에 든 연마제가 틀니 표면을 깎아 입 속 점막에 상처를 내서 구내염을 일으키므로 틀니전용세정제로 틀니를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구내염 예방법
1. 급하게 식사하지 않기.
2. 규칙적인 양치질과 입안 청결 유지하기.
3. 환절기 스트레스 조절하기.
4. 틀니 사용 시 전용세정제로 세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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