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광장] 나 그리고 광역단체와의 하모니
[노년광장] 나 그리고 광역단체와의 하모니
  • 박영선
  • 승인 2007.05.19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남진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 회장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가부장적 전통사회에서 노인 및 부모 봉양에 따른 실질적 의무는 자식의 몫으로 남겨지던 ‘개인적 차원의 효’였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누어 책임져야 하는 ‘사회적 차원의 효’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됐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우리의 자녀들은 농경사회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단순인력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투자 효과를 높이는 인적자원으로 인식되어져 오고 있다. 이런 사회적 패러다임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의 효’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부모 부양에 대해 부담스러운 마음과 소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노인들도 자식에게 기대하는 ‘효도’라는 보물을 보자기에 싸서 장롱 속에 보관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남은 생을 보다 보람되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일하기로 하고, 2004년 3월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 북구지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지회장 취임 당시 ‘지역사회의 경로효친 사상을 제고’하는데 주된 목표를 두고, 부임 후 유관기관인 구청장을 찾아갔다. 10여분에 불과한 짧은 면담시간 동안 구청장은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만 했다.

 

이런 구청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노인단체에 대해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

 

그 일이 있은 얼마 후 주변 사람들을 통해 구청장이 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필자는 그때부터 경로당 개소식 및 복지회관 행사 등 각종 지역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구청장의 효행과 선행을 주제로 축사를 했다.

 

그러자 구청장의 효행은 자연스럽게 노인 회원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고, 나아가 구청장 본인의 위상도 한층 격상됐으며, 결론적으로 필자가 추구하고자 했던 지역사회 경로효친 사상을 제고하는데도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그 구청장은 지난해 5월 실시된 지자체장 선거 당시 전국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런 계기를 통해 구청장은 ‘효를 실천하는 기초단체장’으로 지역주민에게 인식되었고, 필자는 물론 노인단체와도 자연스럽게 유대관계가 형성됐다.

 

이를 통해 북구지회와 북구청의 업무 협조체계가 마련됐으며, 대구 북구지역 220개 경로당의 운영비가 증액 지원되기도 했다.

 

그 결과로 북구청은 노인 회원들이 염원해 오던 지회 건물 신축에 필요한 대지 798평을 적극 지원해 주기로 했으며, 지회는 건축비 16억원 중 6억원을 시청 및 지역사회 협조 요청을 통해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재정 자립도가 36% 밖에 안 되는 빈약한 기초단체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회에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우리들이(북구지회와 북구청) 주고받은 우애가 불신과 오해의 장벽을 허무는 기초가 되어 이런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은 우리 모두에게 당면한 시급한 문제다.

 

필자는 이런 사회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노인들 스스로가 시혜적 대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사회활동과 여가활동에 참여하며 참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