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면 ‘구강건조증’ 의심해야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면 ‘구강건조증’ 의심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6.05 13:43
  • 호수 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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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조증 증상과 예방법

입안 말라 음식물 삼키기 어려워… 혀가 갈라지는 증상
충치‧치주염 등 합병증 유발… 정기적인 구강검진 필요

김진운 씨(남성)는 평소 자주 입안이 마르고 혀가 갈라지는 증상을 느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다. 그러나 혀가 따끔거리는 증상이 심해지자 음식 맛도 못 느끼고 식욕까지 줄었고, 결국 통증을 참지 못한 김 씨는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김 씨에게 ‘구강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우리 몸에서 만드는 여러 분비물들은 자칫 더러움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침(타액)을 포함한 여러 분비물들은 몸 안의 자정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침은 입안을 청결하게 하는 자정작용과 구강 점막에 대한 보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항균작용, 소화효소에 의한 소화작용, 미각 조절작용, 산에 대한 완충작용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침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마르게 된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침은 구강조직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며, 구강 내 질병 발생을 억제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구강건조증의 증상이라 하면 흔히들 침 분비량이 적어져 말 그대로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로 인해 파생되는 증상들도 다양하다.
일단 입안이 마르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음식물을 씹어 삼키는 것도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
또한, 침은 소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분비량이 적어짐에 따라 소화 장애도 생길 수 있으며 혀가 갈라지는 증상으로 인해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음식의 종류에 따라서는 구강 내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침이 구강 내에서 원활한 자정 작용을 하지 못함에 따라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구강건조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타액선 종양, 감염, 방사선 치료, 쇼그렌 증후군(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해 구강건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 등 국소적 또는 전신적 질환의 발현으로 인해 타액선에 병적인 소견이 발생하는 일차적 구강건조증과 타액선에 병적 소견을 보이지 않으나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비타민 결핍증, 빈혈, 당뇨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적 구강건조증이다.

◇약물복용 많은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
구강건조증은 노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는 하나 나이가 들수록 약물복용이 많아지면서 실제로 많은 노인들이 구강건조증을 겪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침 분비에 영향을 주는 약을 한 가지 이상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이 구강건조증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항히스타민 제제, 우울증치료제, 고혈압치료제, 스테로이드, 수면제, 이뇨제, 항암제 등의 약물은 구강건조증을 일으킨다.
또 심한 설사나 구토 등으로 인한 탈수, 수분섭취의 감소, 당뇨병, 음주 과다나 흡연 등도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코막힘으로 인해 입으로 호흡하거나 과자를 자주 먹는 습관도 구강건조증과 무관치 않다.
구강건조 증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고, 개선의 징후 없이 점점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쇼그렌 증후군의 경우 환자가 느끼는 여러 불편함 외에도 충치나 치주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쇼그렌 증후군은 전신 질환인 만큼 환자가 쉽게 피로해지고, 근육과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일도 있다.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고 지속되면 악성 종양인 림프종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따라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물 자주 마셔야
구강건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뜨겁거나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평소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 일한다면 특히 신경 써서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인 1.2ℓ 이상(종이컵 8잔 이상)을 두 시간 간격으로 마시도록 한다.
신 음식 및 생과일, 생채소 등도 침의 분비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솔비톨 등이 함유된 껌은 치태 내의 산도를 개선시키며 씹는 운동 자체가 타액 분비를 증진시킬 뿐 아니라 침을 치아 주위로 골고루 전달되게 한다. 또 침 분비 효과가 있는 무설탕 캔디 등도 권할 만하다.
또 술이나 담배는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큰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고, 혀에 백태가 낀 상태로 방치되지 않도록 양치 시에 혀를 닦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은 구강의 건조함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니 개선해야 하며 입안이 건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보리차를 마시거나 비타민 C 등을 먹는 것으로 침샘을 자극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인공타액제나 구강윤활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강건조증이 심하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검사를 통해 침샘의 이상 유무나 구강건조증으로 인해 치아가 상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증상이 심각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상이 없더라도 예방차원으로 평소에도 6개월에 한번 씩은 스케일링을 받고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타액 대치액 사용해 구강건조증 치료
구강건조증의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타민 혹은 호르몬에 의한 경우 이를 보충해 주면 해결할 수 있으며 약물에 의한 경우 약품의 중단 또는 대체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계통의 복용으로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필로칼핀 등 몇몇 약물들은 침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 중 어떤 것도 장기적 복용을 해도 된다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한다.
침 분비 자극이 효과가 적을 경우 여러 성분이 포함된 타액 대치액이 사용될 수 있다. 특히, 구강 건조증에 의한 충치의 예방을 위해 불소, 칼슘, 인산 등의 이온이 포함된 제품이 최근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용액 혹은 스프레이 형식으로 판매되므로 선택해서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김남윤치과의 원장은 “구강건조증 환자는 충치와 잇몸병의 진행이 매우 빠르고 파괴적이므로 적극적인 환자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구취를 해결하기 위해 알코올이 함유된 구강청결제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구강청결제를 고를 때에는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선택하고 불소가 포함된 치약의 처방과 함께 불소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구강건조증의 주요 증상
1.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다.
2. 말을 하기 힘들다.
3. 입안과 목이 말라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다.
4. 음식 맛을 잘 느낄 수 없다.
5. 입 냄새가 난다.
6. 틀니가 잘 맞지 않고 틀니 하방 부위의 잇몸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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