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간병부담 대신 완화의료 선호
암환자, 간병부담 대신 완화의료 선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7.10 11:29
  • 호수 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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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족에 설문… “경제적 측면에서 저렴”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간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완화의료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완화의료는 사망이 임박한 말기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의료기관에서 자연스러운 임종을 맞이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연구팀은 충북대 의대 박종혁 교수팀, 국립암센터와 함께 암환자와 가족 326쌍을 대상으로 ‘환자 간병 부담’과 ‘환자 완화의료 선택’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암환자에 대한 간병 부담을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경제적, 일상생활 등 5개 상세 영역으로 나눈 뒤 암환자와 가족이 직접 1∼4점 사이의 점수로 평가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환자는 본인이 가족에게 준 간병 부담을, 가족은 환자에 대한 간병 부담을 영역별 점수로 평가하는 식이다. 그런 다음 환자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완화의료와 연명치료 중 하나를 택하게 했다.
그 결과, 완화의료를 택한 환자들은 연명치료를 택한 환자들보다 가족에게 더 큰 간병 부담을 준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영역의 평균 점수를 비교해 보면 완화의료를 택한 환자의 점수(2.78)가 연명치료를 택한 환자의 점수(2.44)보다 높았다.
이는 가족에게 주는 정신적‧경제적 등의 간병 부담 때문에 완화의료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족 역시 완화의료를 택한 가족(2.44)이 연명치료를 택한 가족(2.16)보다 간병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연구팀은 완화의료가 환자와 가족의 상태, 의견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하지만 간병에 대한 부담이 주된 이유가 될 경우 환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교수는 “완화의료는 간병인,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가족 입장에서 간병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한국 특유의 유교문화도 완화의료를 택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환자와 가족의 올바른 완화의료 결정을 돕기 위해 경제적 지원,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보호자 없는 병원’과 같은 정책이 보다 활성화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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