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대통령의 ‘목적이 이끄는 삶’
카터 대통령의 ‘목적이 이끄는 삶’
  • 신은경
  • 승인 2015.09.04 13:27
  • 호수 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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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올해 91세. 미국의 39대 대통령으로 1977년부터 81년까지 꼭 한 임기동안 대통령을 지냈다. 스스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소식을 알리는 카터 전 대통령은 투병중이라는 단어가 적절치 않아 보일 정도로 햇빛같이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그는 간에 있는 암세포가 뇌로 전이돼 회복 불가능하며 자신의 운명은 이제 신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있던 재임기간보다 그 이후가 더 인기 있고 보람 있는 일을 많이 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임 중에는 외교적인 문제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해내지 못한 것 등으로 인해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됐지만, 퇴임 후엔 가장 존경받는 미국의 전임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업적은 퇴임 후가 더 아름다운 세계적인 지도자였다.
조지아 주의 땅콩 농장에서 나서 자란 대통령이라는 조롱 섞인 이력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퇴임 후 그는 어느 다른 전임 대통령처럼 엄청난 강의료를 벌며 강연을 다니지 않았고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짓지도 않았다.
그 대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기 위한 해비타트 운동을 벌여 손수 망치를 들고 지붕위에 올라가 일하는 작업복 차림의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 분쟁이 일어난 지역에도 그가 있었으며, 북한과 중동을 방문해 중재의 손길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빈곤과 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그가 조용하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해온 일은 지난 30여 년간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서 봉사하며 성경을 가르친 일이다. 그는 매주 40명이 모이는 성경교실에서 성경을 가르쳐 왔다고 한다.
카터 대통령이 암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를 존경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 교회로 몰려들었다. 자그마치 700여명이 그의 모습을 보려고 전국에서 몰려들어 교회를 향한 자동차 행렬이1km나 되는 줄을 섰다고 한다. 그는 사랑에 대해 설교하고 평안을 이야기 하며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어 주기까지 했다.
사람의 목숨은 하나님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있음을 믿는 그는 죽으면 영원히 휴식할 것이니 이 땅에서의 나날들은 봉사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사명을 감당하는 것임을 무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업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전직 미국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이렇게 사소한 일도 하고 저런 봉사도 했다”라고. 또 혹자는 대통령 정도를 지냈기 때문에 주일학교 교사를 하던, 집짓기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좀 더 정확히 표현해 “하나님은 그를 당신의 목적대로 쓰시기 위해 한 임기동안 미국의 대통령을 시켜 주셨다”고 말하고 싶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쓴 릭 워렌 목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은 하나님께서 만세전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우리를 만드셨고, 우리는 그 목적대로 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지냈던 지미 카터라는 한 인간이 퇴임 후 멋진 인생을 살았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목적대로 쓰임받기 위해 땅콩농장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 지미가 대통령이 되게 하시고 그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쓰임 받는 삶을 살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집짓기 운동을 할 때도, 분쟁지역에 중재자로 나설 때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에도, 그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고 모여 들어 더 감동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의 아름다운 후반전 인생 사명을 위한 준비를 시켜주시기 위해 하나님은 그를 대통령으로 허락하셨던 것이다.
우리의 삶 또한, 카터 대통령의 삶을 보며 극명하게 알 수 있듯이 하나님께서 그분의 지으신 목적을 이루며 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잠시 성공하게 하신다. 대통령을 시키시기도, 영화배우를 시키시기도, 유명한 작가를 만들어주시기도 하며 말이다.
카터 대통령의 삶을 보며 우리 삶의 사명과 자신의 인생행로의 바른 목적을 다시 한 번 깨우쳐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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