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이념과 사회복지
종교의 이념과 사회복지
  • 관리자
  • 승인 2007.06.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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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쁨, 즐거움, 행복감보다 슬픔, 괴로움, 불행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전 생애를 통해 아무런 걱정 없이 오복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없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크고 작은 걱정거리가 있고, 숨겨져 있는 슬픔과 고통이 있다.


이러한 인간의 불행, 빈곤, 질병, 정신적 고뇌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방편(方便)이 종교다. 전 국민을 ‘복음화’시키고, ‘극락정토’로 만드는 것은 그 종교가 가지고 있는 궁극적 목표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권선징악’ 즉, 사회의 나쁜 것을 억제하고 착한 일을 권한다는 측면에서 종교를 이해하고 있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이념은 약간씩 다르긴 해도 공통분모는 ‘사랑과 자비’다. 사랑과 자비의 기본적 바탕은 전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복지 이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니까 종교의 목적과 사회복지의 목적을 같은 뿌리(同根)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


우리나라 종교별 인구를 보면 불교가 전 인구의 22.8%, 개신교가 18.9%, 천주교가 10.6%로 전 인구의 52.3%가 비교적 큰 교세의 종교를 믿고 있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불교는 105개 종파(단체)에 2만2000여개의 교당(사찰), 4만2000여명의 승려(스님)가 있고, 기독교는 170개 교파에 6만2000여개의 교당(교회)이 있으며, 13만명의 교역자가 있다. 천주교는 1개 단체에 2300여개의 교회, 1만4000여명의 교직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문화관광부 홈페이지, http://www.mcr.go.kr)


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의 약 30%가 범 기독교 신자라는 점이고, 불교, 범 기독교에 종사하는 교직자는 18만6000여명이며, 종교 교당 수만도 8만6000여개나 된다. 종교를 국교로 하는 나라 이외에 이토록 많은 교당, 교역자수를 가진 나라도 흔치 않다.


종교가 추구하는 목적이 사회복지 이념과 공통분모를 가진다고 했는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종교기관은 사회복지에 큰 관심이 없다. 종교 법인이 사회복지시설을 위탁받거나 자체복지시설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에는 큰 관심이 없다.


종교기관의 예산을 보자. 우리나라 종교기관은 수입의 2%, 많게는 8% 수준을 복지예산으로 편성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회복지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산지출의 큰 부분은 교당 건축물의 신축이나 증축, 종교행사 및 새로운 신자영입(포교, 선교활동)에 쓰이고 있다. 거리에는 쓰러진 사람, 죽어가는 사람이 많은데 종교건물만 웅장하게 짓는 것에 정성을 쏟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만명의 최극빈층이 있다. 그들은 전기도 단전된 집에 살고, 심한 경우 수돗물도 제대로 못 먹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위한 정부 복지정책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정책이라지만, 이들은 기초생활보장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종교기관은 ‘국가원수를 위한 기도회’처럼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을 위한 집회보다 질병과 빈곤의 갈등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복지를 실천해야 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 부자들은 종교기관이 기도해 주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8만6000여개의 종교교당에서 불우한 이웃 한 사람씩만 보살핀다면 어떨까. 그리고 더 나아가 18만6000여명의 스님, 목사, 신부 등 교역자가 소외계층 한 사람씩만 보살핀다면 18만6000여명이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와 행복한 생활로 접어들지 모른다. 이제 사찰, 교회운영의 핵심이 교세확장이 아니라 사회복지라는 인식이 확산될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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