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시대 활짝… 시니어들도 속속 동참
‘1인 방송’시대 활짝… 시니어들도 속속 동참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09.18 14:35
  • 호수 4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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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라이브방송협동조합 심현용 이사장이 방송 스튜디오에서 개인 인터넷 방송국 ‘도전365’의 중계방송에 앞서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진영수 원로목사 10년째 ‘힐링’방송… 회원 6만3000여명
‘소셜라이브방송협동조합’ 심현용 이사장은 후배 양성 주력

초고속 인터넷의 상용화, 영상기술장비의 보급화로 ‘1인 미디어’를 뛰어넘어 ‘1인 방송’의 시대가 왔다.
인터넷 BJ(방송 진행자․Broadcasting Jockey)들은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인터넷상에 개인 방송국을 열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과 IT기기를 사용하는 시니어들이 늘며 1인 방송을 진행하는 시니어 BJ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게임, 먹방(먹는 방송) 등 특정 콘텐츠에 치중된 현 1인 방송계에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를 들고 나와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는 ‘제4회 BJ 페스티벌’을 열고 한 해 동안 활발한 방송 활동과 우수한 콘텐츠 생산 및 확산에 힘쓴 BJ 60여명을 시상했다. 이 가운데 특별상의 주인공인 진영수(74) 어르신에게 관객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원로 목사인 그는 2006년부터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주시청층인 젊은이들에게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때론 고민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러다보니 ‘힐링’(치유) 방송으로 소문이 나 현재 6만3200여명의 시청자를 자랑하는 인기 BJ가 됐다.
김정열(75) 어르신도 음악방송 BJ로 활약 중이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신청 받은 곡을 틀며 해당 곡에 관한 설명을 덧붙인다. 30년간 언론사 문화부 기자로 일했던 터라 음악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 나아가 1인 방송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시니어 BJ도 있다. ‘소셜라이브방송협동조합’의 심현용 이사장(63․도전365 대표)이다.
1인 방송은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발전했다. 소셜미디어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1인 방송은 기존 방송 형태에 이를 접목시킨 것이다. 방송 진행자는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해당 방송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심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경기지방중소기업청과 협약을 맺고, 경기도 내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과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실시간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그는 “이전까지 전통시장 홍보용 방송은 라디오 방송이 주를 이뤘는데 대부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영상과 함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방송의 특성을 살려 시장을 홍보한다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의 고객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시장과 더불어 사찰 또한 요즘 그가 자주 찾는 곳이다. 3년전부터 시작한 연등축제 중계를 계기로 불교계 행사도 카메라에 담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이는 타 종교에 비해 자체방송이 부족한 불교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시작한 일이다.
해당 방송들은 그가 운영 중인 방송중계 사이트 ‘도전365’(wing365.com)를 통해 볼 수 있다.
사실 그는 인터넷 방송이 생소하던 2002년부터 캠핑카에 방송장비를 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 국내 1호 시니어 BJ이다. 그 덕에 인터넷 방송계에서는 그를 ‘대부’라고 부른다.
중계 1회당 받는 보수는 50여만원으로, 매달 평균 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곤 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경험을 살려 직접 행사 사회를 보는 경우도 허다해 그는 항상 지역행사 관계자들의 1순위 섭외대상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지역행사 중계를 많이 줄였다. 대신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중계방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9월 15일에도 심 대표는 다음날로 계획된 전통시장 중계 준비에 한창이었다. 여기에 5년전부터 계속해온 시니어 BJ 양성교육 일정까지 겹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심 대표는 자신과 같은 고령자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파될 수 있도록 여러 곳에서 소셜미디어 방송 진행 교육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도 이를 위해 4년 전 마련한 것이다. 최근까진 무료로 제자 육성을 해왔지만, 체계적인 교육과정 구축을 위해 유료교육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그의 제자들은 서울시민방송자키단, 행정자치부 제9기 서포터즈단, 국민안전처 생방송 서포터즈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자들 중 6명은 조합에서 독립해 1인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스튜디오에는 5000만원에 달하는 캠코터, 모니터, 영상송출기기 등이 즐비했다. 한쪽벽면을 다 차지한 커다란 블루스크린(방송화면 배경에 영상·사진 등을 합성하도록 만든 푸른색의 배경)도 눈에 띄었다. 이 장비들은 요즘 중계보다 교보재로 더욱 자주 쓰인단다.
심 대표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300개의 시민 주도 지자체 방송국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해당 지역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시니어들이 BJ가 돼 진정한 시민 대상 방송국을 운영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게 이토록 시니어 BJ 양성에 애쓰는 이유를 묻자 “시니어 BJ를 통해 젊은 연령대에 치중된 인터넷 방송 콘텐츠의 다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요즘 TV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으로 인터넷 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사실상 인터넷 방송 콘텐츠를 생산하는 BJ의 연령대는 젊은 세대로 한정돼 있으며 방송 분야도 게임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시니어들이 그간 축적된 경험을 앞세워 인터넷 방송, 즉 ‘1인 방송’ 시장에 뛰어든다면 기존 방송과 차별성을 지닌 독자적 콘텐츠가 탄생됐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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