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긍택 군산시지회장 “지회 통해 일하는 노인만 1300명 넘어요”
황긍택 군산시지회장 “지회 통해 일하는 노인만 1300명 넘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5.11.06 11:18
  • 호수 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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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긍택 대한노인회 전북 군산시지회장

지역 내 종교시설 39곳과 경로당 결연… 신앙 생활 도와

군산시 오룡로에 위치한 전북연합회 군산시지회는 주민센터 같은 착각이 든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앞면 전체를 가린 기다란 책상이 있고 그 뒤로 직원들이 앉아 있다. 직원들 앞에는 ▷회계업무전반, 위원회 관리 ▷재능나눔일자리, 신앙사업관리 등 4개의 팻말이 놓여있다. 황긍택(76) 군산시지회장의 집무실은 안쪽으로 ‘구인구직알선, 취업상담실’과 나란히 붙어있다. 황 지회장은 대한노인회 사업에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노인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올 한 해만도 서울 효창동 중앙회 등에서 개최한 20여개 행사에 참석했다.

-지회 사무실 구조가 마치 주민센터 같다.
“다른 지회에 가봤더니 노인을 세워놓고 자기들끼리 앉아서 얘기들을 해요. 그걸 보고 노인을 저렇게 모시면 안 된다,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대민봉사 자세가 몸에 밴 탓인가 봐요.”

-최근 노인재능나눔활동지원사업 수행기관 워크숍에도 참석한 것으로 안다.
“올해 그 사업에 900명이 참가했어요. 시 지원을 받아 하는 일자리사업(450명)까지 합치면 연인원 1350명으로 전북에서 최고입니다.”

-‘위원회 관리’는 무언가.
“다른 지회에 없는 임원회·행복위원회·운영위원회·일심회 등을 두었어요. 지회 후원의 역할을 합니다. 위원회 별로 회원이 20~30여명이에요. 예를 들어 행복위원회는 40~50대 기업인들의 모임, 운영위원회는 60~70대 유지들의 모임 식입니다.”

-신앙사업관리를 따로 둔 의미는.
“우리 지회 자랑거리 중 하나가 경로당이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종교시설 39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노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점이에요. 지난달 ‘오룡성당’의 신부님과 수녀님, ‘흥천사’의 주지스님 등 80여명이 참석하는 한마음 나누기 행사를 열었어요.”
-어떻게 그 많은 시설과 제휴가 가능했나.
“경로당 회원 중 장로·집사 분들을 지회로 모셔다가 여러 차례 회의를 했어요. 이분들이 소명의식이 강해 사업에 열정적으로 도움을 주었어요.”

군산 출신의 황긍택 지회장은 중앙대 사범대를 나와 전남 고흥의 초등학교에서 잠시 교편생활을 했다. 적성에 맞지 않아 교사를 그만두고 공무원채용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군산시청 보건환경국장(부이사관)을 끝으로 33년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전북일보 지사장(3년), 나운신협 이사장(8년), 행정동우회장(8년) 등을 지냈다. 처음 신협을 맡았을 때 38억원이었던 자산을 186억원으로 불려놓고 나왔다. 2012년 지회장 선거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연초에 지회 직원들과 함께 우수지회를 탐방하는 등 열성적으로 지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작년에 남해군·여수시·순천시지회를, 올해는 대전동구·제천시·충주시·진천군지회 등을 다녀왔다. 웰다잉 강사 자격증을 따 전북도 일대를 다니며 30여회 웰다잉 교육을 하기도 했다. 군산시지회 경로당 수는 484개, 회원은 1만6000여명이다. 시의 지원을 받아 비좁고 낡은 노인회관을 확장하는 ‘50억원 규모’의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타 지회를 방문해 알게 된 점이라면.
“대전동구지회의 경우 경로당 냉난방비 등을 시에서 받아 직접 경로당에 내려 보낸답니다. 사실 그래야 지회 위세도 서고 사업을 힘 있게 밀고나갈 수 있어요.”

-행사가 많은 듯하다.
“90세 이상 어르신 100명을 시내 호텔에 초대해 위안잔치를 해오고 있어요. 매달 산악회서 110명의 노인을 버스 3대에 태워 산행을 갑니다. 어제도 파크골프장 확장을 기념해 1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군산시장배파크골프대회를 열었어요. 직원들이 죽을 맛이지요.”

-행사의 첫째 조건은 후원이다.
“위원회의 협조가 잘 되는 편이에요. 저는 시청에 들어갈 때 빈손으로 가지 않아요. 군산 시장(문동신·77)과 잘 아는 사이지만 말로만 도와달라고 해선 되지 않아요. 사업의 목적, 수행방법, 결과 등을 일목요연하게 차트로 만들어 보여주면서 설득합니다. 그러고 나서 담당국장에게 시장의 사인을 보여주는데 여부가 없지요.”

-경로당 활성화 방안이라면.
“도시의 경로당은 활성화가 그런대로 됐지만 시골이 문제에요. 가족이 아닌 노인들이 함께 숙식을 하는 ‘그룹홈’으로 바꿔야 해요. 여럿이 함께 지내면 외롭지 않고 전기세·부식비 등 생활비도 절약돼요. 또, 대형화시켜 의식화 교육도 해야 합니다. 받아먹는 것에 익숙한 습관을 버려야 해요.”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지회 사무실에 ‘사회를 선도하는 노인’, ‘우리의 생각을 바꾸자’ 등 2개 슬로건을 크게 써 붙여 놓았어요. ‘노인의 날’에 대부분 밥만 먹고 헤어지지만 우리는 1500여명이 모여 4000여만원을 들여 파크골프, 한궁, 민속경기 등 체육대회를 열었어요. 움직이는 건강한 노인이 나눔과 베풂을 통해 사회를 책임지자는 거지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가 아닌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어야 해요.”

-보람은 어디서 찾나.
“노인들이 노인회 찾아와 무슨 도와줄 일 없는가 묻는 모습 보면 힘든 거 잊어요. 교통사고로 사망한 남편이 자기 잘못 때문에 죽었다며 심한 우울증을 겪던 할머니(82·군산시 회현면)가 재능나눔활동 참여자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정상으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분 아들이 저를 찾아와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순간 눈물이 날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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