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복지 사각지대 어르신 찾아갑니다!
[복지부 특별 칼럼]복지 사각지대 어르신 찾아갑니다!
  •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 승인 2015.12.04 14:54
  • 호수 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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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의 어느 시골 마을, 1월의 한파 속에서 주택이 전소됐다. 홀로 손자를 키우고 있는 71세 김모 어르신은 살림살이 하나 건지지 못하고 겨우 몸만 피해 나왔다.
같은 마을 복지이장님은 면사무소에 김 어르신의 사정을 전했고, 즉시 출동한 군청 희망복지지원단 직원들은 마을회관에 임시거처와 생필품을 마련해 드렸다. 군청 직원들은 지역 후원기관과 복지재단으로부터 월세금, 손자의 새 교복, 후원금 및 구호물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후에도 보건소 방문간호사와 함께 찾아가서 건강체크를 해 드리고 손자에게는 도서지원과 학습상담 프로그램을 연계하면서 김 어르신 가정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있다.
위 사례는 어느 조손가구에 갑자기 발생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군청 희망복지지원단과 지역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기관들이 힘을 합쳐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사례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5대 연금제도, 노인‧장애인‧아동 등에 대한 사회서비스, 공공부조 등 사회보장의 제도적 틀을 갖추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 분야 예산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혜택을 받고자 하는 국민들은 여러 기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고 복지 사각지대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전국 시군구청에 ‘희망복지지원단’을 만들었다. ‘희망복지지원단’에 있는 복지공무원과 현장경험이 많은 통합사례관리사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가구별 필요에 맞는 복지, 건강, 고용, 주택,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해마다 김 어르신처럼 위기에 처한 약 6만 가구를 안정적인 자립으로 이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는 읍면동에서도 위기가구를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연계‧제공하도록 할 것이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이점에도 불구하고 단순 창구 역할만 하던 읍면동을 복지허브로 만들어 보다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 읍면동에 복지공무원을 총 6000명까지 확충‧배치하는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또 1년 반 동안 ‘읍면동 복지기능 강화’ 시범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복지만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을 검증하기도 했다. 복지공무원과 방문간호사가 함께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복지-보건 통합 상담을 제공한 경우 가장 높은 만족도를 달성했다.
민관협력을 통해 부족한 복지인력과 자원을 보완해 나가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금년 7월부터 시행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읍면동에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협의체는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 내 복지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조직으로써 서비스 제공기관이나 복지위원, 통‧이장, 자원봉사단체 구성원, 관심 있는 지역주민으로 구성된다. 이웃 주민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복지통(이)장을 활용한 사각지대 발굴 노력도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다.
지역복지에 있어 선도적인 지자체들은 저소득, 독거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 행당1동에서는 노후주택에 살고 계신 독거노인 댁에 LED 전등을 설치해 드리고 있고, 부산 수영구 남천2동에서는 어르신 안부 확인을 위해 ‘아파트 경비 특공대’를 발족하고, 폐지 줍는 어르신께 민간후원으로 운동화, 쌀 등을 담은 ‘행복보따리’ 나눔사업을 하고 있다. 누구든 이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이 계시면 이제 가까운 읍면동에 알려주면 된다. 찾아가는 상담과 종합적인 서비스를 통해 복지 혜택을 잘 모르고 이동에도 제약이 있었던 노인, 사각지대에 방치될 위험이 높은 독거노인에게도 따뜻한 돌봄의 손길이 더 많이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김 어르신과 손자에게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지역주민, 민간 복지기관, 그리고 사후관리를 맡고 있는 면사무소의 협력과 관심 속에 김 어르신은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됐고, 학교생활에 부적응 현상을 보이던 손자도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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