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예방은 노후 재테크
노인학대 예방은 노후 재테크
  • 이미정
  • 승인 2007.06.2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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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과 세계보건기구가 ‘노인학대 인식의 날’로 지정한 6월 15일이 지나갔다. 노인학대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환기하고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제정하여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행사가 있었다. 이날 나온 여러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도 노인학대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기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열에 아홉 정도(89.6%)가 친족으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열에 일곱 정도는 아들이나 며느리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니 이 나라가 대체 경로효친의 나라가 맞는가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그 은혜가 하늘같이 크고 넓어 갚을 길이 없다’고 하던 나라 사람들의 후손이 하는 짓이냐는 얘기다.


죽음이 머지 않은 노인의 자살률이 크게 높아진 데에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학대의 고통을 피하고 싶었으려니와 아들과 며느리를 부모 학대하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않게 하려는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다.


노인들이 학대를 당하는지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문제다.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할 폭력으로 노부모를 괴롭히는 것만 학대가 아니다. 말로도 고통을 안겨주고, 돌보지 않고 방임하는 등의 행위도 노인학대다.


노인학대 예방센터가 불을 환히 밝히고 서슬 퍼렇게 살아 있어 못된 짓을 할 엄두도 나지 않게 해야 한다. 부모를 학대하는 자식은 그 부모가 원치 않아도 강력하게 처벌하고, 그런 사람을 보는 경우 주변에서 모두 손가락질하고 신고해서 못하게 막는 사회·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문화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바꾸려고 노력하면 바뀐다.


노인학대는 국가사회적 기회비용과도 맞물려 있다. 자식이 돌보지 못한다면 국가가 책임져야 하고 결국 그 비용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다. 노인학대를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리고 노인이 학대를 감내하며 살기에는 남은 세월이 너무 길다.


노후에도 재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오늘날 노인사회의 여론이다. 그것이 자식보다 든든한 노후보장이 된다. 임종할 때까지 갖고 있다가 사회에 기부하고 가는 것이 좋다.

 

젊은 세대가 부모 재산을 믿고 사업을 벌이려고 하거나, 부모 재산이 자신의 재산인양 착각 또는 행사하지 못하도록 사회풍토를 바꿔야 한다.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자식이라면 그래야 세상이 공정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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