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정도 쌓고 건강도 지키고… 골프는 노인에게도 좋은 스포츠예요”
“친구와 정도 쌓고 건강도 지키고… 골프는 노인에게도 좋은 스포츠예요”
  • 이진규 기자
  • 승인 2016.01.08 11:21
  • 호수 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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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직 서울·한양컨트리클럽 이사장

서울CC와 한양CC는 한 골프장을 두 법인이 공유… 공익‧상업성 겸비
골프대중화 추세 맞춰 지난해 한양파인CC 개장… 골프관련세 인하해야

1954년에 개장하여 올해 62주년을 맞는 서울컨트리클럽은 한국 골프 역사의 산실이다. 골프의 보급과 대중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고, 과거 86아시안게임을 치렀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1972년 한양CC의 전 주식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며 회원들의 자부심과 주인의식이 매우 강한 대표적인 회원제 골프장이기도 하다. 현재 대한노인회의 고문과 서울‧한양CC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홍순직(74) 이사장을 만나 경영자로서의 인생 경험과 긴 세월 함께 해온 골프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CC는 62주년, 한양CC는 52주년을 맞이했다.
“서울CC와 한양CC는 두 개의 법인이 하나의 골프장을 공유하여 사용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클럽이에요. 서울CC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골프의 보급‧발전, 회원의 친목과 체력증진을 도모하고, 외빈들에 편의를 제공해 국제친선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됐고, 한양CC는 상업골프장으로서 회원권을 분양해 건설된 클럽입니다.”
-골프장 운영은 잘되고 있는지.
“서울CC는 골프의 역사죠. 입신양명한 골프동호인들의 친목단체로 시작한 게 시초입니다. 골프 붐이 일던 초창기에는 골프장 허가권을 받으면 돈을 번다고 인식될 정도였지만 요즘은 국민 대다수가 대중골프장을 이용하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회원제 골프장은 세금이 과다하고 최근 이용수요도 위축돼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는지.
“최근 개장한 대중골프장인 한양파인CC는 서울CC가 지난 1993년 ‘퍼블릭 골프장 건설’이라는 기치를 내걸은 지 22년만에 이루어낸 쾌거입니다. 긴 세월동안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낸 성과로 건설자금 200억원은 서울CC 회원들의 자발적 기부금과 1억원 무이자 대여금 등으로 충당했습니다. 골프장 회원이 직접 퍼블릭골프장의 건설을 계획하고 완성한 사례는 국내 최초이고 이번 한양파인CC의 완공으로 인해 서울‧한양컨트리클럽은 향후 안정적인 재원의 확보로 명문 골프장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봅니다.”
-유명선수들과 인사들도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예전엔 서울CC로 선수들이 연습을 많이 왔었죠. 한국오픈도 여기서 치렀고 선수들 혜택도 많았어요. 유명인사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추억을 생각하며 자주 오십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골프애호가이자 골프정치의 달인이었다. 참여하는 경기의 앞뒤로 한 팀씩 비우고 치는 ‘대통령 골프’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략적 플레이형으로, 코스의 길이, 벙커와 수렁의 위치 등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한 뒤 게임에 임했다. 골프 실력도 훌륭했다. 대한노인회도 국가원로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작년에는 한양CC에서 이심 회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원로급 고문들이 참석하여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건강을 도모하는 유익한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골프를 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사업차 골프를 하게 됐어요. 정말 하면 할수록 느끼지만 나이가 들수록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골프는 과격한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함께 치는 상대방에게도 친절과 예의를 지키는 운동입니다. 골프를 잘하는 비결을 말하라면 승부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골프라는 스포츠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운동이 없기 때문에 친목을 도모하는 데는 으뜸인 운동이라 할 수 있어요. 인생의 마지막 친구는 ‘노년에 운동하며 만난 친구’라는 말도 있듯이 골프로 쌓은 정은 쉽게 잊혀지지 않아요.”
-골프가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골프는 상당히 과학적이며 머리와 고도의 정밀성을 필요로 하는 종합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면서도 18홀을 경기하는 약 5시간 동안 10km의 거리를 걸을 수 있는 좋은 운동이죠. 또 동반자와의 많은 대화와 유대관계를 통해 노년기에 흔히 올 수 있는 우울증과 고독감을 예방할 수 있어 그야말로 건강 스포츠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골프는 잔디 위를 걷기 때문에 다리 관절 등에 부담을 주지 않고 걸을 수 있어 노인이나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기초 체력을 유지하며, 경기 중의 정신집중으로 두뇌회전을 돕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골프도 머리를 써야 하나.
“골프는 경기 내내 코스 공략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점수를 기억하고, 그린에서 공의 위치를 읽어야하기 때문에 창의성 자극을 통한 뇌의 활동이 강화되어 치매와 뇌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윙을 통한 상‧하체의 균형성 유지와 유연성 강화를 통해 신체 균형감각의 퇴화를 늦춤으로써 파킨슨병을 예방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는 운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컨트리클럽 이용은 쉬운가.
“골프 회원권은 서울CC와 한양CC로 나뉘는데 서울CC는 회원제 클럽이고, 한양CC의 회원권은 단순 골프 이용권으로서 기한의 정함은 없습니다. 이용 방법은 주중 평일은 인터넷 예약제이고, 별도로 신코스 1개는 도착순으로 운영함으로써 회원이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시니어 고객들이 이곳을 많이 이용하나.
“서울‧한양컨트리클럽은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서울CC 1194명, 한양CC 1490명 회원의 평균 연령이 70세에 이르고 있고, 평균 60% 이상을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으므로 다수의 시니어 고객층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골프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회원들은 국내 최고의 원로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입일이 50년을 넘긴 회원이 수두룩하고 대를 이어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원들이 다수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90대의 고령 골퍼들이 라운드를 즐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가족단위 방문 고객도 많은가.
“특히 이곳은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 인근의 많은 시니어 회원들과 2~3대에 걸친 가족들이 함께 방문하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시간을 한가롭게 보내기도 하고, 차를 마시고 라운드를 즐기며 추억을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많은 골프장 사업자들이 골프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개별소비세의 인하와 각종 불리한 제도 개선, 선수‧청소년‧노인‧장애인의 골프장 이용혜택, 골프장 원형보전지 문제해결 등을 줄곧 요구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 티타임에서 국무위원들에게 골프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는데, 골프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관계자들은 이 말을 반신반의 하면서도 반겼죠. 그러나 정부와 관계부처의 이렇다하는 움직임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골프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골프장이 많다보니 일본처럼 하향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말들이 많이 있지만 다행히 우리나라는 골프장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대중 골프장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신규 투자 희망자들이 대중골프장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존골프장과 더불어 상생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부유층의 전유물이란 인식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의 골프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국위 선양을 하고 있는 모범적인 분야인데 막상 우리나라 내부에서는 아직도 골프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고, 갖가지 제약들이 많아 골프산업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정치인의 골프장 추태와 같은 뉴스를 접하게 되면 개인의 도덕성에 대한 질타보다 유독 장소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보구요. 건강하게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여가생활로서의 선진국 골프문화는 비단 선수들의 경기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과 함께 골프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진정한 골프 선진국이 될 수 있죠.”
-골프가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
“국내의 골프관련 종사자가 약 30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국민의 생계와 직결된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골프는 노인건강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지면 의료비용을 경감시키게 되어 결국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은.
“최근 골프장의 경영이 어렵다는 말은 많이 하는데 그럴수록 꼭 필요한 곳엔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우리 클럽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을 타개하고 재정건전화를 이루기 위해 어렵사리 골프장 소유의 토지를 이용하여 9홀 대중골프장을 건설, 2015년 5월 1일 한양파인CC을 개장했습니다. 대중골프장에서 영업을 잘한다면 재정건전화를 이룰 수 있고, 경영여건이 좋아지면 기존 36홀 골프장은 회원을 위한 골프장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홍순직 이사장은 인터뷰하는 내내 대한민국의 건전한 골프문화 정착을 바라는 심경을 비추며 “많은 분들이 건강과 교류의 스포츠로서 골프를 사랑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골프문화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기꺼이 참여할 생각”이라고 새해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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