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주변의 노인을 살피자
장마철 주변의 노인을 살피자
  • 관리자
  • 승인 2007.06.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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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기상청보다 몸이 먼저 일기예보를 한다. 비가 오려면 먼저 기압이 낮아져 온 몸이 무겁고 삭신이 쑤시고 결리는 것이다. 장마철이 오면 그래서 노인들은 몸과 마음이 편치 않다. 온 집안에 습기가 차서 눅눅해지기 때문에 방 가운데 깔아놓은 담요나 카펫, 혹은 옥 매트도 부담스럽다.


노인들은 평생 절약을 해왔기 때문에 웬만한 불편은 참아낸다. 몸이 아파도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고 견딘다. 하지만 이렇게 참고 견디는 것이 항상 미덕인 것은 아니다. 노인이 장마철에 눅눅한 방에서 바깥출입도 별로 하지 않고 지낸다면 정신건강은 물론 몸에도 안 좋다. 짐승도 마른자리에 앉아 쉬고 잠이 드는데 하물며 이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몸이 습하면 피부가 가렵고 심하면 피부병이 생길 수도 있다. 방안 공기가 습하고 환기가 안 되면 해소기가 있는 노인들의 기관지에도 나쁘다. 눅눅함 자체로 방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데, 노인은 대개 잘 안 씻기 때문에 눅눅함이 옷과 몸에 배 냄새가 심해진다. 노인에게서 나는 이런 냄새는 청소년인 손자손녀들을 쫓아버리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자주 환기시키고 가끔 불도 넣어서 방을 고슬고슬 건조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햇빛이 날 때는 창문을 활짝 열고 카펫이나 이불을 말리는 것이 좋다. 햇빛에 나가 잠시라도 볕을 쬐어 두는 것은 예로부터 전해져 온 노인들의 센스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경우 볕을 쬐러 나가기 귀찮고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위생과 건강에 대해서만큼은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올해 장마는 다행히 늦게 오고 있다. 태풍도 예년에 비해 잦지 않다. 그래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기후는 여름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태풍이 불어닥치면 큰 피해를 내기 일쑤다. 이런 이상기후, 자연재해에는 애꿎은 노인들이 피해를 입기 쉽다.

 

독거노인이나 불우 노인들이 주변에 있다면 출입구에 각종 전단지나 우편물이 쌓이지 않는지, 창문이 어제처럼 꽁꽁 닫혀 있는지, 걷지 않은 빨래가 며칠째 널려있지 않는지 살펴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농어촌의 혼자 사는 노인들은 특히 좀더 세심하게 돌보았으면 한다.

 

자식들이 수시로 전화로 안부를 묻고, 이웃들이 들여다보고, 동사무소나 경로당에서도 챙겨준다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 보람이 있을 것이다.


돈이 많고 건강하고 명예가 있어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행복한 법이다. 장마철 독거노인과 불우 노인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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