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창출 등 노인이 행복한 사회 만드는데 최선 다하렵니다”
“노인일자리 창출 등 노인이 행복한 사회 만드는데 최선 다하렵니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01.15 11:43
  • 호수 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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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출사표 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서울문화예술대 총장 때 시니어 패션 바람 일으키려 패션쇼 열고 직접 모델로
노인은 더 이상 부양 대상이 아닌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 돈보다 일자리 중요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59) 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이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12월, 2년 총장 임기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을 예비후보로 양재동에 선거사무소를 열은 것. 그가 ‘백세시대’에 보내온 출마선언문 중에는 지난해 5월, 대한노인회와 함께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시니어 패션쇼를 개최한 사실이 언급됐다. 그는 이 외에도 사회지도층 인사초청 특강을 여는 등 노인의 의식 변화에 도움 되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해왔다. 1월 초, 이 전 총장을 만나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 노인복지 공약, 청와대 시절 에피소드 등을 들었다.

-작년 봄, 시니어 패션쇼 무대에서 뵀다.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님과 함께 밝은 색상의 재킷에 머플러를 두르고 모자,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 위를 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시니어 패션쇼를 연 계기는.
“우리나라에는 시니어 패션이란 게 없어요. 나이 드신 분들의 고민 중 하나가 입을 옷이 없다는 겁니다. 모두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제작돼 사이즈부터 스타일, 색감 등이 노인들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시니어 패션쇼를 통해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유도하려 했어요.”

▲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 시절인 2015년 5월, 시니어패션쇼 무대에 모델로섰다.

-시니어 패션과 관련해 한류 얘기도 나왔던 걸 기억한다. 한류와 시니어 패션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한류 비즈니스가 아이돌 중심으로 스타 마케팅에 치중해 있어요. 실버산업을 한류에 포함해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한류열풍이 식기 전에 대한민국이 이 분야를 선점한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래의 비즈니스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는.
“국정에 참여한 이력, 언론인으로서 겪은 국내외 다양한 경험, 예술특성화대학 운영 등을 통해 쌓은 경력과 지식을 나라를 위해 쏟아 붓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특히 노인일자리 창출 등 노인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보수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보수정권 재창출이 상당히 중요한 고비에 와 있어요. 제가 개혁적 보수의 선봉에 서겠다는 겁니다. 보수도 자기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보수개혁이란 무언가.
“10여년 전 동아일보 정치부장으로 있을 때 보수 진영에서 일고 있는 위기감을 보고 ‘뉴라이트(신우익) 운동’을 특집기사로 보도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적이 있어요. 대한민국의 역사를 친일과 독재로 점철된 부끄러운 역사로 폄하하는 진보 진영의 민중사관에 맞서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자, 그리고 그 바탕 위에 산업화의 기적과 민주화의 가치를 모두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평가하자는 겁니다. 뉴라이트라는 용어는 본래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거니즘과 영국의 대처리즘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이동관 전 총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신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니만 펠로우 과정 수료. 동아일보 수습기자로 출발해 도쿄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 등 23년간 언론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2009.9~2010.7),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2011.1~12)을 지냈다. 외교통상부 언론문화특임대사,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총장 등 역임.
-노인빈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국가에서 책임져야 해요. 오늘날 대한민국을 무역 규모 9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은 어르신들의 땀과 희생을 국가가 소중하게 여기고, 그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서라도 어르신들이 노후를 힘들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초연금을 주고 있다.
“돈을 좀 주는 식의 복지정책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워요.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주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심 회장님의 역점 사업, 즉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모두 노인일자리 창출이 해법이라는데.
“맞아요. 우리나라는 2020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해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노인은 더 이상 부양 대상이 아니라 국가 성장 동력입니다.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분들이 거기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도록 국가가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일본특파원 시절 그곳의 고령화 사회를 직접 겪었을 텐데.
“우리나라는 일본의 20년 전 상황을 닮아가요. 일본은 당시 ‘개호보험’이라고 해서 노인 가구에 개별적 간호사를 파견해 케어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그로 인해 일본은 복지확충에 많은 돈을 써버려 현재 재정적자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요.”
-일본은 노인일자리가 충분한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아사히신문의 한 간부가 은퇴하자 그 부인이 지역 호텔에서 침구 정리 아르바이트하는 걸 봤어요. 일본은 그런 일자리가 체계화돼 있어요.”
-노인들이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경기부양대책의 일환으로 손자 학자금 명목엔 1억엔까지 증여세를 물리지 않았어요. 우리나라에선 야당이 변칙상속이라고 해 흐지부지된 적이 있지요. 우리나라의 20~30대는 돈이 없어요. 물론 가난한 노인들도 많지만 그래도 부동산 등 재산을 갖고 있는 노년층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 써야겠지요.”
-어떻게 이명박 정부에서 일하게 됐나.
“동아일보가 청계천 부근에 있어요. 청계천에 구경나온 시민들의 얼굴을 보니 다들 즐거운 표정들이었어요. 청계천 프로젝트는 발상의 전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마침 그 무렵 버스로 출퇴근하면서 환승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았어요. 청계천과 교통체계 등을 보고 이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거지요.”
-청와대 시절 기억할 만한 일이라면.
“OECD국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고, 단군 이래 최대 외교행사인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UAE원전 수주의 역전 드라마 등이 지금도 가슴 벅찬 순간들로 기억돼요.”
-촛불시위로 국력 낭비가 심했다.
“왜곡된 정보가 한 번 퍼지면 전염병처럼 걷잡을 수 없이 사회 전체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보화 사회의 병리 현상이었지요. 특히 촛불시위를 주도한 집단 중 일부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구호를 앞세워 촛불시위의 성격을 이명박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정치시위로 변질시키기도 했어요.”
-시민들 동조도 시위 확산 요인인 듯.
“일반 시민들의 정서적 동조 여부에 따라 시위가 일회성으로 끝나든가, 장기적으로 가든가 해요. 당시 정권 교체 직후 새로운 국정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지면서 범정부적인 체계적 대응에 미숙했어요. 저 역시 오래 동안 언론사에서 일했지만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대처에 미숙함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다수 국민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고요.”
-4대강 사업이 가뭄 이후 달리 평가 받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이명박 정부가 반대를 뚫고 한반도 대운하를 완성했다면 홍수 가뭄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물류 혁명, 수변 문화공간의 확충 등을 아우르는 21세기 친환경 종합국토개발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봅니다.”
-국책사업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부류가 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국책사업들은 예외 없이 거센 반대에 부딪쳤지요. 경부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이 그랬어요. 1970년대 초 고속도로를 놓자고 하자 야당 의원들은 ‘재벌들이 골프 치러 가기 위한 길’이라며 건설 현장에 드러눕기까지 했어요. 공항 건설 때도 철새 이동경로여서 새와 비행기가 충돌할 수 있다며 반대했지요.”
-위안부 문제 타결을 어떻게 보나.
“문안 자체는 이명박 정부가 했던 그대로예요.(이 전 총장은 2012년 MB정부 특사로 당시 사이토 쓰요시 일본 관방부장관과 물밑협상을 주도한 바 있다). 사실 그 이상을 받아내는 건 어렵지요. 그렇지만 사전에 정신대대책위와 협의가 있었으면 좋았겠지요.”
-옆에서 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소탈하고 격의가 없는 분이에요. 어릴 적 고생하며 자란 사람들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허영도 부리지만 그 분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일 말단 행정관 얘기 다 들어주시고…. 장관이 혼자 독대한 적이 없어요. 장관이 과장보다 현장을 더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드시 과장을 대동했어요.”
-일을 떠나서 인간적인 면이라면.
“정상회담 끝나고 국빈만찬 같은 거 하면 음식도 그렇고 모든 게 어수선해요. 호텔에서 대통령이 영부인에게 ‘라면 끓여 달라’고 해 다 같이 야참을 먹기도 했어요. 그만큼 소탈한 분입니다.”
이 전 총장은 인터뷰 말미에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 받을 자신이 있는가”라고 묻자 “어차피 경선해야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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