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병 ‘신부전증’, 당뇨‧고혈압 환자 특히 조심
침묵의 병 ‘신부전증’, 당뇨‧고혈압 환자 특히 조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1.22 14:28
  • 호수 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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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전증 증상과 치료법
▲ 신장 기능이 악화돼 말기 신부전증에 이를 경우 생명 유지를 위해 혈액투석 등의 대체요법이 불가피하다. 사진=인제대 백병원

만성질환 있는 경우 신장에 안 좋은 영향… 고령일수록 발생률 높아
급성신부전증, 소변량 갑자기 줄어… 소변 거품 생기거나 입냄새 심해

지난해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병명이 ‘급성 신부전증’으로 알려지면서 신부전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함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신부전증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부전은 말 그대로 신장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몸 안에 노폐물이 쌓여서 신체의 여러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신부전증은 신장기능이 감소하는 속도에 따라 수일간에 발생하는 급성 신부전증과 3개월 이상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 신부전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만성 신부전증 중에는 잔여 신장 기능이 10% 미만이어서 투석이나 신장 이식과 같은 대체요법을 시행하지 않으면 생명 연장이 어려운 말기 신부전증도 있다.
신장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신장 기능의 지표인 사구체여과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지만 정상의 35~50%까지 감소하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신부전증이 ‘침묵의 병’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신장의 기능이 노폐물의 배설과 전해질 농도 조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나빠지면 환자가 이상 증세를 느끼게 된다.
신부전증은 고령층에서 발생될 위험이 더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신부전증 진료인원은 인구 10만 명당 1402명으로 65세 미만(159명) 보다 10배가량 높았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가장 많았고 70대, 60대 순이었다.
고령층에서 신부전증이 잘 발생하는 이유로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약물 오남용에 노출될 기회가 많고,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폐쇄성 요로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급성 신부전증
급성 신부전증을 앓게 되면 소변량이 하루 400cc 미만으로 현저히 감소하는 ‘핍뇨’나 방광에 소변이 없는 ‘무뇨’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부종, 호흡곤란 등과 함께 요검사를 통해 혈뇨, 단백뇨 등의 소견을 보일 수 있다.
급성 신부전증의 치료는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동시에 추가적 신장 손상이 없도록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체액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과 단백질, 특정 전해질 성분 등에 대한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 체액과 전해질 균형이 잘 유지 되지 않는 경우에는 투석 치료가 필요하며, 여러 가지 합병증 치료도 중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체액 과다로 인한 폐부종과 신장이 칼륨을 배출하지 못해 생기는 고칼륨혈증 등이 있다. 이 중 고칼륨혈증은 부정맥을 발생시켜 심장 마비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신부전증의 회복기에는 소변량이 갑자기 증가해 소변을 자주 보고 싶은 빈뇨 증세가 일어나는데, 이 경우 탈수 증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성 신부전증
만성 신부전증은 두통, 피로감, 불면증, 딸꾹질, 구토, 식욕 부진, 소변량 감소,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검사를 통해 전해질 이상, 고혈압, 폐부종, 빈혈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질환인 당뇨, 고혈압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그 외에도 만성 사구체 신염과 유전성 다낭성 신증 등이 있다.
만성 신부전증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증상과 합병증에 대한 치료를 하게 된다. 무엇보다 신장 기능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원래 상태로 호전되기 힘들어 식이 요법과 보존적 약물 치료로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악화돼 말기 신부전증에 이른 경우에는 생명 유지를 위해 신장이식이나 투석 등의 대체요법이 불가피하다.
우선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지닌 환자는 원인 질환의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지나친 염분 섭취를 피하고,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약물(특정 항생제, 소염 진통제 등)과 검사(조영제)의 남용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등 신장 손상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는 주기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 합병증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 상태에 따라 전해질 불균형, 빈혈, 체내 수분 조절 등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만성 신부전증 진단 이후에는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오세원 교수는 “신부전증 환자는 국물이 있는 음식은 건더기만 건져 먹고 라면 등의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며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소변에 거품이 생기거나 입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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