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냉난방비 확 줄였다
경로당 냉난방비 확 줄였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2.05 10:32
  • 호수 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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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리모델링·태양광 등 친환경기술로

“방바닥 만져보세요. 따뜻하죠? 일 년 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입니다.”
지난해 12월 그린리모델링을 완료한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8‧9통경로당 최경수(71) 회장은 난방비를 차치하고 따뜻해진 것에 기뻐했다. 1년 전만해도 추위가 극심한 1~2월에 월평균 50만원의 난방비를 사용하고도 20여명의 회원들은 경로당에서 지내기 위해 두꺼운 양말을 신어야 했다. 방 온도를 28도로 설정했지만 외투를 입고 방석에 두 발을 올려놓은 채 겨울을 났다. 하지만 10월부터 시작한 두 달 간의 그린리모델링은 이 경로당의 풍속도를 바꿔놓았다.

▲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난방비를 절감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된 풍덕천 8·9통경로당 회원들이 새로 설치한 단열문을 잡고 있는 모습. 이 경로당 회원들은 단열시공 덕택에 경로당이 후끈해졌다고 기뻐했다.

경기 경로당 그린리모델링… 단열 시공, 난방비 30% 절감
전남선 태양광 발전… 전기료 걱정없이 냉난방기 가동

지자체들이 최근 냉난방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로당을 대상으로 태양광, 그린리모델링, 목재펠릿보일러 등 친환경 기술을 이용한 비용 절감에 나서며 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경기도에서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은 2014년과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는 11곳으로 늘리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이란 에너지 효율이 극히 낮은 노후 공공복지시설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축물로 전면 리모델링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년 동안 총 4억원을 들여 포천시 심곡1리경로당 등 4개소를 대상으로 그린리모델링을 실시했다. 2014년 시설한 심곡1리경로당과 가평군 하색1리경로당은 지난해 월평균 냉난방비가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 100만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올해는 전면 그린리모델링 1개소와 부분 그린리모델링 10개소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면 그린리모델링 대상으로 선정된 풍덕천8‧9통경로당은 1억3000만원을 들여 창호개선, 외단열시공(단열재로 건출물 전체를 감싸 열 손실을 막음), 기밀성능향상(한기 유입 차단), 열회수 환기장치 설치 등을 진행했다.
지난 2월 1일 방문한 풍덕천8‧9통경로당 내부는 최경수 회장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일반 주택과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최 회장은 손수 방바닥과 천장 외벽을 두드리며 5cm 두께의 단열재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또 출입구에도 기존에 없던 단열문을 달아 외풍을 견고하게 막아냈다. 이외에 방수가 되지 않아 습기가 많았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배수관을 넓히고 창문 위쪽에는 빗물이 잘 빠지도록 금속으로 만든 차양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옥상에는 태양광을 설치해 냉방비를 포함한 전기세가 사실상 0원(TV수신료만 납부)이 나오게 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실내온도를 22~23도로 설정해도 방안이 후끈해졌다. 늘 끼고 살던 방석도 한쪽으로 치워졌다. 1월의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난방비는 전년동기 대비 20% 줄어든 40만원이 나왔다
경로당 회원 유정임(여‧92) 어르신은 “겨울에는 추워서 방바닥에 앉아 있질 못했는데 이제는 외투를 벗고 편하게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남도가 추진하는 경로당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지원사업도 냉난방비 절감에 큰 효과를 보이며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50개소에 설치를 완료했고 2018년까지 36억원을 투입해 경로당 400개소에 태양광을 시설할 에정이다.
지난해 50곳에 태양광 시설을 한 결과 하루 평균 570kw로 연간 6840kw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경로당 전력 사용량의 70~80%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간 4200만원의 전기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곡성 죽동경로당의 경우 월 평균 전기료가 7~8만원정도 부과됐지만 태양광시설 후 1~2만원으로 줄어 연간 78만 원의 전기료 감면 효과가 나타났다. 설치 후 10년 정도면 투자비용 회수가 예상돼 경제적 타당성도 높다.
김정웅(75) 죽동경로당 회장은 “운영비 걱정 없이 냉난방기를 틀 수 있고 남는 비용으로 회원들 복지에 사용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름보일러 대비 난방비가 40% 절감되는 목재펠릿보일러를 전 경로당에 보급하려는 충남도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충남도는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목재펠릿보일러 1200대를 도내 주택과 보육시설, 경로당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목재펠릿은 나무를 톱밥처럼 작게 분쇄한 뒤 건조·압축해 만든 바이오 연료를 말하는데 목재팰릿보일러는 이를 원료로 하는 보일러를 가리킨다.
특히 대당 설치 가격이 400만원에 불과한 반면 효과가 큰 편이다. 등유 보일러를 5개월 동안 가동할 때 215만원 가량이 들지만 목재펠릿보일러는 약 128만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또 목재펠릿은 기름보일러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에너지 1㎾를 소비했을때 등유는 315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목재펠릿은 40g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재펠릿보일러 1대를 가동하면 기름보일러보다 연간 4.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충남도 관계자는 “목재펠릿보일러의 효과를 계속 추적해 점차 설치 경로당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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